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6일 한국시간 오후 6시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7.09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0.6% 내렸는데 2022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 약세로 원화 가치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셔터스톡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달러는 약세를 이어갔는데, 이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번지며 하락 폭을 키웠다.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파월 의장의 후임이 예상보다 일찍 지명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후임으로 3~4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9월이나 10월까지 선정ㆍ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파월에 대한 대통령의 분노가 이번 여름, 어느 때보다 더 빠른 (후임자) 발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통상 후임자 지명은 3~4개월 전에 이뤄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 지명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달러 가치가 미끄러졌다.
달러 약세는 원화값을 밀어 올렸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5.5원 오른(환율은 하락) 1356.9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한때 전날 대비 0.7% 상승해 1.1745달러까지 치솟았다. 2021년 이후 최고치다.
WSJ은 “조기 지명은 마치 뒷좌석 운전자처럼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통화 정책을 주도하려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NZ 뱅킹그룹의 외환 리서치 책임자인 마자빈 자만은 블룸버그에 “누가 지명되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일 가능성이 높고 달러화 약세 압력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