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예산 법안 홍보 행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미 의회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군과 정보 당국의 비공개 브리핑 이후 공화당 내에서도 “이란의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주장과 온도차가 나는 반응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벙커버스터 GBU-57을 동원한 핵시설 공습 작전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한 뒤 소셜미디어(SNS)에 “이란의 핵 시설에서 아무것도 밖으로 옮겨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군의 공습을 받기 전과 후의 이란 이스파한 핵시설에 대한 위성사진. 공습의 흔적이 분명히 표시돼 있지만, 지하에 위치한 핵시설과 농축우라늄이 완전히 파괴됐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헤그세스 장관 역시 회견에서 “내가 검토한 정보 중에 물건들(표적들)이 옮겨졌다거나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는 내용은 보지 못했다”면서도 어떤 정보에 기반한 분석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DIA의 초기 보고서엔 이란이 농축우라늄의 상당 부분을 공습 전에 다른 장소로 이동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관련 논란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여야 상원의원들에 대한 브리핑 이후 오히려 증폭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군 당국의 작전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공습은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부분적으로만 효과가 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워싱턴 의회에서 상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공화당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공습에 대한 낙관적 평가에 동의하면서도 “이란은 여전히 핵개발 야망을 가지고 있다”며 “(이란이 생산한) 900파운드(약 450kg)의 고농축 우라늄은 목표물에 포함되지 않았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톰 코튼 상원의원이 26일(현지시간)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습 명령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백악관은 의회에 대한 정보공유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익명을 요청한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NBC방송에 “정부와 의회 간 기밀자료 공유 시스템인 ‘캡넷(CAPNET)’에 올리는 정보를 줄일 계획”이라며 “이러한 방침은 이날 브리핑에 앞서 정해졌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책 홍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유럽연합(EU)이 각국 정부에 제공한 예비 정보 평가에선 포르도 핵시설 공격 이후에도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이 대체로 그대로(였다는 것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FT는 자료의 명확한 출처 등은 공개하지 않은 채 “미국이 EU 동맹국들에 이란의 잔존 핵능력에 대한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휴전 후 텔레비전 메시지를 통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