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현재 방통위는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방송 정책을 집행할 수 없으며 기능·규제 아무것도 못 할 만큼 망가졌다고 생각한다”며 “이 생각은 적어도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 민주당 의원들 다수의 생각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이 위원장에게 "끼어들지마라"고 말하고 있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이에 이 위원장이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이 "제가 지금 이 위원장한테 동의 여부를 물어봤습니까? 어디 끼어들어서 이러세요. 가만 계세요. 가만 계세요. 제가 말하고 있습니다”라며 정색을 했다.
이 위원장이 다시 “방통위원장으로 말씀드린 겁니다”라고 하자, 최 위원장은 "끼어들지 마세요. 질문한 거 아닙니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이 위원장이 다시 "아주 모욕적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렸다”고 응수했다.
최 위원장은 이 위원장의 말에 "그 모욕은 이진숙 위원장이 자초한 것”이라며 “묻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방통위 폐지법안을 대통령실과 조율한 바 없다. 끌어들이지 마라. 자율적으로 한다”며 한차례 마찰은 중단됐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후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이 위원장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둘은 한 번 더 충돌했다.
황 의원이 이 위원장을 향해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계시는데 불법이고 범법이고 위법을 했으면 사퇴를 하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제가 범법을 어떤 일을 했다고 그러냐”며 황 의원의 말을 끊었고, 최 위원장은 이 위원장을 향해 "의원이 질문할 때 답하라”고 주의를 줬다.
이 위원장이 "답변할 시간이 없다”고 하자 최 위원장이 “끼어들지 마라”는 말을 7번 연이어 이었다.
이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저도 할 말이 있다. 말할 권리가 있다. 답변할 시간을 주지 않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최 위원장은 이번엔 “조용히 하라”는 말을 세 차례나 반복해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질문을 하고 있는데 끼어들지 말라고 한 것”이라며, 다시 한번 “끼어들지 마라”고 반복해 말했다. 그러면서 황 의원에게 “답변을 구할 땐 답하라고 하고 하면 되겠다”고 말하며 두 번째 충돌이 일단락됐다.
한편 이날 이 위원장은 자신의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새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과의 임기를 맞추기 위해 자진 사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민수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현행법에 따르면 제 임기는 내년 8월 24일까지”라며 “버틴다는 말은 적절치 않고 제 임기 동안 업무를 성실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이 “방통위가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정상화하기 위해 사퇴하라”고 주장하자 “민주당이 (방통위원) 3명만 추천해주면 정상 가동될 수 있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