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발표된 장관 후보자는 구윤철(기획재정부), 이진숙(교육부), 정성호(법무부), 윤호중(행정안전부),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정은경(보건복지부) 등이다.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장관급)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위촉했다.
이번에도 기업인, 여당 중진 의원과 관료 출신이 중심이었다.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안정감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인선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이 대통령은 심상치 않은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시스템의 회복을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임을 강조하면서, 신속한 현안 파악과 해법 마련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후보자엔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 교수를 지명했다. 구 후보자는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 및 국무조정실장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최근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엔 공대 교수 출신인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대선 캠프에서 이 대통령의 공약이던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지냈다.

김경진 기자
이날도 기업인 발탁 인사는 계속됐다. 이 대통령은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LG 출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네이버 출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이은 3번째 기업인 출신 장관 후보자 지명이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종합정책과장·경제분석과장·정책기획관 등 요직을 거친 관료 출신이지만, 2018년부터는 두산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냈다. 국내 대표적인 화력·원자력 에너지 발전 설비 제조·시공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도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여권 관계자는 “탈(脫) 원전이 아닌 ‘에너지 믹스’를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 국정 기조와 부합하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했던 의사 출신 공무원으로, 대선에선 민주당 선대위의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지냈다. 강 비서실장은 “의료 대란 등의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각계와 소통하며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날까지 19개 부처 중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인선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재부 쪼개기’ 등 정부 조직 개편은 국정기획위원회 논의가 끝난 이후 본격화한다는 게 대통령실의 계획이다. 강 비서실장은 “아직 정부 조직개편을 확정하거나 정리하지 않은 상태”라며 “국정위가 논의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경수 신임 지방시대위원장은 친문재인계 핵심 인물로,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20대)과 경남지사를 지냈다. 대통령실은 “평소 균형 발전과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인물”이라며, 수도권·충청권·동남권·대경권·호남권의 5극과 강원·전북·제주 등 3개 특별자치도를 고르게 발전시킨다는 공약인 ‘5극 3특’ 추진의 적임자로 소개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이 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오른쪽은 봉욱 민정수석.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통합·갈등조정 업무를 맡을 경청통합수석에는 전성환 세종교육청 비서실장이 임명됐다. 시민단체 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대외협력보좌관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차관급 인선도 잇따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현 처장을 유임하기로 했다. 오 처장은 윤석열 정부의 첫 식약처장으로 2022년 5월부터 취임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은 전 정권 인사의 두 번째 유임 사례다. 강 비서실장은 “무엇보다도 유능함을 고려하겠다는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국정원 1차장과 2차장엔 각각 이동수 전 국정원 해외정보국 단장, 김호홍 전 국정원 대북전략단장을 임명했고,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는 경기도 감사관을 지낸 김희수 변호사를 낙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과기정통부 2차관엔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을, 법무부 차관엔 이진수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산업부 2차관엔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을 임명했다. 보건복지부 2차관으론 이형훈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이 발탁됐으며, 국토부 1차관엔 ‘기본주택 전도사’로 불리는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 조경학부 교수가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