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8명, 올해 여름휴가 국내로…휴가비 1인당 54만원

지난 29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박 모(42) 씨는 올해 여름 휴가지로 해외 대신 강원도 속초를 택했다. 최근 환율이 오른 데다, 여행 물가도 만만찮아서다. 박 씨는 “3인 가족이 3박 4일 해외로 나가면 숙박비·교통비·식비만 적어도 300만원 이상 든다. 하지만 국내로 떠나면 절반으로 즐길 수 있다”며 “국내 여행지도 잘 갖춰놓은 데가 많아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직장인 800명을 설문한 ‘직장인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81.6%가 “올해 여름 휴가를 가겠다”고 답했다. 이 중 83.5%가 국내 여행을 선호했다. 휴가지로는 강원권(34.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상권(27.9%), 제주(22.4%) 순이었다.

휴가 일정은 2박 3일(38.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3박 4일(22.7%), 1박 2일(21.3%) 순이었다. 1인당 휴가비는 평균 53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휴가비(48만9000원)보다 9.4% 올랐다. 서울 77만6000원, 전남 39만3000원으로 지역 간 휴가비 격차가 벌어졌다.

휴가 활동에 대해선 49.3%가 “휴식·자연 풍경 감상”을 꼽았다. 이어 맛집 탐방(21.0%), 관광(20.2%), 액티비티(야외활동, 8.3%) 순이었다. 최자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올해 여름 휴가는 ‘먹고, 쉬는 체험’을 통한 소비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여름 휴가 시 새 정부에 바라는 지원책으로는 숙박권 할인(50.8%, 이하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혜택 확대(36.5%), 교통비 할인(35.8%), 관광지 무료 개방(32.8%), 고속도로 통행료 한시 면제(28.9%)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전국 직장인 약 2000만명 중 절반만 여름 휴가를 떠나 평균(53만5000원)만큼 쓴다고 해도 단기간에 약 1조원 이상 소비가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직장인의 여름 국내 휴가가 내수 회복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숙박권 할인, 지역상품권 확대 등 소비를 내수 활성화로 연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