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추론AI ‘하이퍼클로바X 씽크’ 공개…최상급 한국어 능력 갖췄다 [팩플]

네이버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추론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했다. 미·중 빅테크와 속도 경쟁에선 뒤처졌지만, 한국어 능력 측면에서 경쟁 모델 대비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네이버가 30일 공개한 추론형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 씽크의 이미지.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가 30일 공개한 추론형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 씽크의 이미지.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30일 추론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씽크’(HyperCLOVA X THINK) 개발을 완료하고 설계·성능 등 세부 정보를 소개한 기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3월 LG AI연구원이 공개한 ‘엑사원 딥’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추론 AI다. 네이버는 추론 AI 모델의 파라미터(매개변수·AI 연산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기술 보고서에서 320억개(32B)의 파라미터를 가진 ‘엑사원 딥’, ‘QwQ-32B’(알리바바) 등과 성능을 비교한 만큼 이들과 유사한 수준의 파라미터를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중국 딥시크가 지난 1월 공개한 추론 AI 모델 ‘R1’(6710억개 매개변수)의 5% 수준이다.

성능은?

경쟁 모델 대비 매개변수는 적거나 유사하지만, 한국어 성능은 더 뛰어났다. 네이버가 ‘KoBALT-700’ 벤치마크로 한국어 능력을 측정한 결과 ‘하이퍼클로바X 씽크’는 48.9를 기록했다. 엑사원 딥(33), QwQ-32B(32.4)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KoBALT-700은 서울대 언어학과가 거대언어모델(LLM)의 한국어 이해도를 진단하기 위해 설계한 벤치마크다. 이 밖에 한국어 성능 지표인 ‘해례’ 등 총 8개 한국어 성능 지표에서도 네이버의 추론 AI 모델은 비교 대상 4개 모델을 제치고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네이버는 이번 모델이 언어 정보 외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도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 문제에서 그림으로 제시된 ‘생태계 천이 과정’과 ‘식물 군집의 총생산량 및 호흡량 그래프’를 인식·분석하고 선택지 중 정답을 골라냈다. 유강민 네이버클라우드 리더는 “이번 추론 모델은 멀티모달 추론을 겨냥해 만든 것이 아님에도 시각 추론 영역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며 “향후 더 강력한 멀티모달 추론 능력을 갖춘 모델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추론 AI 모델은 AI 에이전트(비서) 시대를 열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추론 AI는 이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 능력이 일반 AI와 비교해 월등하게 뛰어나서다. 인간 이상 지능을 가진 범용인공지능(AGI)을 구현하는 데도 추론 능력은 중요 요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오픈AI와 구글, 딥시크 등 미·중 빅테크는 물론 국내에선 LG AI 연구소 등이 추론 AI를 개발하며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는

업계 안팎에선 네이버가 강조해 온 ‘소버린 AI’(한국 독자적 AI) 전략이 통하려면, AI 모델을 활용해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AI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델 개발 속도 측면에서 모두 앞서 있는 빅테크들이 일제히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하며 경쟁중이어서다. 국내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네이버의 AI 모델은 출시 속도는 물론 성능 면에서도 빅테크 모델보다 비교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지만, 국내 AI 기술 확보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추론 AI 모델을 적용한 네이버 자체 서비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국내외 수천 만 명 사용자를 보유한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에 AI 모델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추론 모델은 네이버의 검색·이커머스·간편 결제 등에 결합되는 AI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며 “자체 AI 모델을 확보하면서 AI 서비스를 경쟁력 있게 만들어 내는 게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더 중앙 플러스 :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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