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탐욕스러운 거위라도 과식하면 간이 터질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을 “호황기에 펼치는 과도한 재정확대”라며 ‘푸아그라 재정’에 빗대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일본·영국·독일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이 같은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짚었다. 루이 14세 시절 프랑스의 재상인 장-바티스트 콜베르는 조세정책의 핵심을 “거위가 비명을 적게 지르게 하면서 깃털을 최대한 뽑는 것”이라고 묘사하며 신중한 정책으로 최대한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서방 주요국의 재정확대 정책은 푸아그라를 얻기 위해 거위에게 과도한 먹이를 주는 것처럼 비정상적이란 비판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문제는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미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되면 향후 10년간 3조3000억 달러(약 4501조원)의 재정적자를 유발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공제 확대 법안이 부결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코로나19 팬데믹 구제와 고물가 대응 이후, 긴축 대신 ‘선심성 지출’이 표를 얻기 위한 정치권의 경쟁 수단이 됐다”며 “성장률 둔화, 금리 상승,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 등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각국 재정에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내 갈등 “복지 삭감 반대” vs “오히려 부족”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삭감보다 재선을 생각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반대 의원들을 직접 압박하고,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