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 성적을 두고 조교에게 직접 이의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30일 서울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자신을 이과대학 교양과목 조교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6일 게시판에 "성적 클레임을 학부모가 하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한 학부모로부터 메일을 받았다며 "학부모가 자기 아이는 절대로 이런 성적을 받을 애가 아니니 재채점을 한 뒤 그레이드를 올려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읽으면서도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었고,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며 "일단 그 학생한테 그쪽 부모가 이런 메일을 보냈으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라는 메일을 보내두긴 했는데 어질어질하다"고 적었다.
A씨에 따르면 학부모 B씨는 "성적평가를 이렇게 엉터리로 운영하면 어쩌자는 거냐"며 "아이 성적에서 C 학점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통탄을 금치 못하겠는 심정"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서 B씨는 "영재고를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학과정에서 수학, 물리학을 탁월하게 통달한 상태인데 어떻게 상대평가에서 C를 받을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그 대단한 서울대의 성적 평가 방식이 엉터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특히 이 과목은 조교가 채점하는 과목이라는데, 당신은 조교이지 교수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B씨는 "당신이 채점한 결과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교수가 직접 재채점해 아이가 받을만한 학점을 부과하도록 하라.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후 담당 교수에게 해당 내용을 알렸으며 "교수님은 성적 처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고 그냥 무시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 집 자녀도 함께 괴로워하고 있을 듯", "원하는 대로 재채점해서 F 학점 줘야 다시는 안 저럴 듯", "저런 애가 커서 나라 이끄는 인재가 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 "직장에서 저런 부모 만나 봄"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