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어 LG도 HVAC관련 기업 품는다...LG전자, 유럽 온수솔루션 기업 인수

올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공조 전시회인 ‘ISH(International trade fair for sanitation, heating and air) 2025’에 참가한 OSO社의 부스 전경. LG전자가 OSO사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 LG전자

올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공조 전시회인 ‘ISH(International trade fair for sanitation, heating and air) 2025’에 참가한 OSO社의 부스 전경. LG전자가 OSO사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업체인 OSO사(社)를 인수한다. 삼성에 이어 LG도 냉난방공조(HVAC) 관련 기업을 품으며 인공지능(AI)시대 성장하는 HVAC 시장에서 사업 확대 경쟁에 나섰다.

LG전자는 30일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OSO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인수가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천억원대 규모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한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핵심 동력인 HVAC 분야의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OSO는 외부 공기에서 열을 추출해 건물을 냉·난방하는 히트펌프나 보일러로 가열한 물을 저장하는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온수 저장소), 전기 온수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1932년에 설립했으며,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분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다. 직원 260여명에, 지난해 매출은 9억4200만 노르웨이 크로네(한화 약 1268억 원).

LG전자는 이번 인수로 유럽 HVAC 시장에서 주력 중인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과 OSO의 온수 솔루션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 속에서 히트펌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히트펌프만으로는 안정적인 온수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고성능 워터스토리지가 필수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온수저장장치는 대부분 주문자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조달해왔지만, 이번 인수로 고객 맞춤형 통합 패키지 제품 구성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 이어 LG도 HVAC 공략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최근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 소식이 HVAC 분야에서 이뤄지는 점도 주목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등 AI 후방산업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늘리며 냉난방공조 시장이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HVAC 시장 규모는 올해 2666억5000만 달러(360조4300억원)에서 2030년 3826억6000만 달러(517조6620억원)까지 연평균 7.5% 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약 2조40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로 유럽 시장 확장에 필요한 핵심 분야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지난해말 HVAC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지난 3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공조사업 매출을 지금의 약 두 배인 20조원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OSO 인수는 HVAC 사업 도약의 핵심 촉매”라며 “양사의 노하우를 융합한 고효율 솔루션은 LG전자의 시장 지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