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현판식날 임성근 첫 소환 조사…파견 검사가 맡는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특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다음달 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사무실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30일 통보했다. 순직해병 특검이 현판식 당일 채 해병 순직 및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피의자 소환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셈이다.

특검 수사팀은 다음 달 2일 오후 2시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임 전 사단장 조사는 검찰청 파견 검사가 맡는다. 수사팀은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기존 진술을 검증하고 임 전 사단장의 입장이 달라졌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채 해병이 속한 부대에 무리한 수색을 지시했다는 의혹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돼 수사를 받아왔다. 또 대구지검에서도 채 해병 순직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에서 혐의자로 적시됐지만 ‘수사 외압 논란’ 이후 제외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대구지검은 지난해 10월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지난 4일 임 전 사단장을 불러 조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특검의 출석 요구에 응하겠단 뜻을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입장문을 통해 “앞선 수사에 수사에서 증거자료를 충분히 제출했지만 수사 주체가 바뀐 만큼 특검 수사를 통해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최근 공수처, 대구지검 등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 관련 수사기록을 이첩받고 있다. 특검 수사팀은 다음 달 1일 채 해병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채 해병 수사기록 보여달라” 포항지청 외압 의혹도 본다

채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 공식 출범을 앞둔 29일 국립대전현충원 고 채수근 해병 묘소를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후배인 고인을 참배하고 있다.김성태 객원기자

채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 공식 출범을 앞둔 29일 국립대전현충원 고 채수근 해병 묘소를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후배인 고인을 참배하고 있다.김성태 객원기자

한편 순직해병특검팀은 2023년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포항지청 외압 의혹’도 주시하고 있다. 해병대 수사단이 채 해병 사망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기 전 대구지검 포항지청 검사가 관련 기록을 보여달라는 취지로 군 검사에게 연락했단 의혹이다.


국방부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포항지청에 근무하던 검사 2명은 지난 2023년 7월 24일부터 8월 2일 사이 9차례에 걸쳐 해군 검찰단 소속 군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특히 포항지청 A검사는 8월 1일 “변사 사건 기록을 보고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고 연락해왔는데 군검사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려고 하냐”고 묻자 “기록을 본 후에 말해주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해당 기록은 군사경찰 수사대에 있고 민간검사가 열람할 권한이 없단 취지의 설명에도 A 검사가 ‘군인 사망사건 시 민간검사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기록 열람을 요청했다는 게 최모 해병대 1광역수사대장 등의 주장이다.

202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조주연 당시 포항지청장은 “검찰에서 수사하는 사건은 변사사건으로, 변사체 검시 뒤 의견을 내고 유족에게 바로 인도하라고 했다.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기록을 보여 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고 답변했지만, 의혹 제기는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29일 박모 해병대 수사단원은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 출석해 “포항지청 검사가 군 검사에게 ‘군사 경찰에서 하는 것을 가져와서 우리에게 넘겨라’라고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해당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수사가 시작되면 공수처 파견 인력이 의혹을 들여다볼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