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人터뷰] 뭐든지 직접 체험해보는 남자, 유튜버 고재영

  최근 ‘N시간, N일 동안 ㅇㅇ하기' 등 다양한 도전과 체험을 진행하는 독특한 콘텐츠로 눈길을 끄는 유튜버가 있다. 한국판 미스터 비스트라고 불리는 '뭐든지 해보는 남자' 고재영은 매 영상마다 생생한 체험과 솔직한 소감을 전하며 구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7일 동안 개사료만 먹기’, ‘100시간 동안 잠을 안 자기’와 같이 남들이 상상만 해본 생각들을 직접 실험한 영상들은 높은 조회수로 인기를 끌며 고재영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길거리 인터뷰를 콘텐츠로 삼았던 고재영은 유튜브 PD로 일하며 얻은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영상을 제작해왔다. 23년 말 본격적으로 채널명을 '고재영'으로 바꾸고 챌린지 콘텐츠를 시작한 그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대부분 영상의 조회 수가 100만 회를 넘기는 인기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히 체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겪은 일들을 토대로 알게 된 경험과 부작용을 감추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그는 흥미로운 주제와 흡입력 있는 영상으로 현재 85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도파민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고재영을 만나보았다.


<프로필>

본 명: 고재영
생년월일: 1995년 6월 16일
유튜브명: 고재영
구독자수 : 86.4만명 (2025년 3월 기준)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에서 여러 가지 체험 콘텐츠 하면서 열심히 어그로를 끌고 있는 고재영이라고 합니다.


- 그 인사말을 다른 곳에서도 본 것 같아요.

  네, 제가 멘트를 고정적으로 하고 있어요. 원래는 제가 '인체 실험'이라는 표현을 했었어요. 근데 제가 이런저런 체험도 많이 하다 보니까 이게 안 맞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멘트를 살짝 바꿔봤습니다.


- 저희 디시인사이드에 대해서 잘 아시나요? 자주 들어가 보는 편인가요?

  사실 안 들어볼 수가 없죠.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인터넷 커뮤니티라서 들어봤었습니다. 10대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성인 되고 나서 저도 유튜브 PD로 일을 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많이 알았어야 됐는데 디시가 제일 크니까 참고도 많이 했었습니다.


- 혹시 들어가 봤던 갤러리가 있다면 어떤 곳을 가봤나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제 이름도 몇 번 검색해 봤어요. 제가 막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진 않았는데요. 제 이름 검색하면 한 곳에서만 아니라 여러 갤러리들에서 제 이름을 쓰시잖아요. 그래서 갤러리를 특정지어서 가보지는 않고, 그냥 제 이름 검색 위주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니면은 제가 관심 있는 유튜버들 검색해 보거나요.


- 사실 저도 영상을 봤는데 거기서 검색을 하셨잖아요. LGBT 갤러리에서 이름이 검색되었는데 솔직히 어땠나요?

  맞아요. 솔직히 많이 놀랐죠. ‘고재영’을 구글에 치면 연관 검색어로 ‘고재영 못생김’이 떠서 거기서 타고 들어가니까 갤러리에 자기는 못생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웃음) 좋은 말을 해주신 거죠. 그래서 되게 재미있었어요. 나에 대해서 이런 글도 올라오는구나 해서, 호감을 받는 거니까 기분은 좋았죠.


- 유튜브 PD로 활동을 하셨는데 PD로 일하기 전에 다른 직장을 다닌 적이 있나요?

  첫 직장을 유튜브 영상 일로 시작했어요. 그래서 25살 때부터 계속 영상 쪽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유튜브 PD로 하셨을 때 어떤 일을 주로 하셨나요?

  저는 원래 농구 선수 하승진 님의 메인 피디로 일을 했는데 둘이서 유튜브를 시작했었어요. 그래서 어떤 일이라고 하면, 그냥 다 했죠. (웃음) 기획, 촬영, 편집을 다 했고 아이디어를 짜서 '이런 콘텐츠를 해보면 어떨까?'하면 승진이 형이 나오시는 걸 촬영하고, 제가 편집해서 업로드하는 그런 업무를 한 2년 동안 했어요. 그리고 이직을 해서 여러 운동 유튜버분들이나 밀리터리 군인 유튜버들 하시는 회사에 들어가서 거의 2년 가까이 기획, 촬영, 편집하는 비슷한 업무를 했었습니다.


- 그러고 보면 야전삽 짱재 님과도 일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때의 삶과 지금의 삶을 비교해 본다면 어떤가요?  (디시이용자 ‘ㅇㅇ’)

  너무 큰 차이가 있죠.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 두 번째 직장에서 짱재 형을 만났었는데요. 저는 제작자의 입장으로 있다 보니까, 뭔가 좀 편해요. 왜냐하면 플레이어(출연자)는 따로 있고 저는 이 사람의 것을 제작해 주는 거니까요. 좀 잔인하게 말하자면, 영상이 잘 되면 당연히 좋지만 영상 한 편이 당장 안된다고 해서 제가 막 망하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저를 위한 영상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직접 발로 뛰어야 되고 제가 직접 촬영도 해야 되고, 한마디로 혼자서 100%를 다 해야 돼요. 영상이 잘 안되면 바로 직접적인 타격이 와버리니까요. 그래도 요즘은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많이 봐주셔서 잘 되고 있지만 사실 저도 한 10개월 가까이 힘들었거든요. 약간 막막하기도 했고요.

- 그 힘들었을 때가 거리 인터뷰하셨을 때인가요? 

네 맞습니다.


- 채널명이 ‘고터뷰’에서 ‘고재영’으로 바뀌었는데 원래 다른 후보 이름들도 있었나요?

  사실 후보 이름이 진짜 거의 없었어요. 지금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없었던 게 뭐냐면은 제가 원래 '고터뷰'였잖아요. 고터뷰도 그냥 인터뷰랑 고재영이랑 합친 거거든요. 진짜 단순한데 그거 이상으로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사실 요즘 인터뷰 채널들도 많잖아요. 그분들은 딱 하나의 키워드를 잡아서 돈이면 돈, 직업이면 직업, 아니면은 인간사면 인간사, 이런 것들을 하는데 저는 딱히 그런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길거리 인터뷰니까 그냥 제 이름이랑 인터뷰를 합쳐서 썼는데, '고재영'으로 변경할 때는 진짜 아예 아이디어가 없었어요.

  가명을 쓰기도 싫고 가명을 쓸 만한 좋은 아이디어도 없고 그러다가 참고를 많이 했던 게 외국 유튜버들이에요. 외국 유튜버들도 가명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자기 이름을 쓰는 사람들도 꽤 많더라고요. 또 진용진 님한테도 모티브를 얻었는데 '한국에 딱 이름 세 글자 하면 얼마나 멋있겠냐, 나도 그럼 내 이름은 그냥 세 글자 걸고 해야겠다'고 해서 ‘고재영’으로 했습니다.


- PD로 만족할 수 있었을 텐데 직접 유튜버로 뛰어들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제가 어떤 플레이어(출연자)가 있으면 그 사람이 하는 것을 영상물로 만드는 일을 한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플레이어(출연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클 수밖에 없어요. 지금도 기자님이 저를 인터뷰하시면 저에 대한 의존도가 있는 거잖아요. 제가 말을 잘해야 되는 거니까요. 또 '나락 문화'라는 게 있잖아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든 연예인이든 속된 말로 ‘나락에 떨어졌다’고 하면 저는 사실상 일자리를 잃는 거거든요. 다행히 짱재 형이랑 일할 때 저는 그랬던 적이 한 번도 없지만 그런 사례들이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저런 일이 나에게도 당연히 생길 수 있는 일이니까 그런 게 없으려면 내가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PD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세워놨던  목표들을 거의 다 이뤄서 더 큰 목표를 이루려면 혼자 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했어요. 영상 제작자로서 진짜 인정을 받으려면 내가 직접 뛰어서 해 봐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이렇게 전환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고재영’ 전에 실패했던 채널들이 있었나요?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있습니다. 근데 그건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팀을 이루어서 채널을 하나 했었는데 그 채널은 아마 지금 없을 것 같긴 해요. 제가 소유자가 아니라서요. (웃음) 굉장히 짧게 한 서너 명이서 채널 하나 해보자고 하다가 접고 나서 저는 바로 제 개인 채널을 했어요. 사실상 이게 저의 첫 채널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 직장을 다니다가 유튜브를 하는 건 사실 위험 부담이 있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처음 유튜브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 지인들이나 가족들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일단 가족들은 응원을 많이 해줬고 친구들도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사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웬만하면 좋은 말을 많이 하죠. 나쁜 말 해 줬던 친구들은 딱히 크게 없었어요. 가족들은 일편적인 응원을 해 주셨는데, 사실 응원보다는 제가 처음에 잘 안됐으니까 그냥 아예 그거에 대해서 말을 안 하셨죠. ‘솔직히 잘 되고 있니?’ 하는 것도 스트레스잖아요. 공부하고 있는데 ‘공부하고 있니?’ 이런 것처럼요. (웃음) 

  부모님은 그걸 아시니까 뒤에서 묵묵하게 계셨었고, 직장 동료들이나 대부분 저랑 만났던 친구들은 다 좋은 말을 많이 해줬어요. 아니면 ‘뭐 이런 거 해보면 어떠냐’, ‘저런 거 해보면 어떠냐’ 막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다가 제가 본격적으로 잘 풀리고 나서는 그냥 잘 돼서 너무 기분 좋다는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줬던 것 같아요. 물론 아닌 사람도 있긴 있었지만 9할 이상은 좋은 말을 해 줍니다.


- 채널 이름을 바꾸고 나서 첫 영상이 도파민 없이 사는 영상이었는데 이걸 첫 번째 콘텐츠로 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사실 그 당시에 '도파민'이라는 키워드가 엄청 핫했다가 떨어지고 있는 시기였어요. 그때 ‘숏폼을 많이 보면 뇌가 망가진다’, ‘MZ 세대들은 지금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하던 그 시즌이에요. 아마 23년 말? 그쯤이었는데 도파민 중독이라는 단어가 엄청나게 올라왔었어요. 제가 했을 때는 조금 떨어지고 있는 시즌이긴 했지만 이 도파민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했죠. 

  외국에도 그렇고 우리나라에도 도파민 디톡스를 해봤다는 체험기를 올려놓는 분들이 있으셨어요. 대부분 내가 직접 체험한 과정을 보여주시는 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일주일 동안 해봤는데 이래’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하시는 영상들이 좀 있었거든요. 그거 보고 저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느낀 점을 얻는 과정을 좀 보여주면 어떨까 하고 영상들을 참고해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 처음보다 뒤로 갈수록 눈빛이 맑아진다는 댓글이 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어떠셨나요?

  저는 제가 지금까지 해본 이런저런 것들 중에 가장 뇌 건강에 좋았던 것 같아요. 진짜 진심으로 좋았고 저 사실 지금도 좀 도파민 중독이거든요. (웃음) 저는 지금도 숏폼 많이 보고 자기 전에 유튜브 한 편 틀다가 졸리면 자고 그러니까요. 사실 스마트폰이 나온 이래 계속 해오다 보니까 이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요. 근데 그 습관이 없어졌을 때 솔직히 조금 불편한 건 있는데 뭔가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90년대생들은 좀 공감을 할 것 같은데 90년대생들이 그때는 2g폰 썼잖아요? 사실 폰의 기능조차 잘 안 썼거든요. 그때는 알, 팅 이런 건데 제한이 있어서 많이 못썼잖아요.

  그때 뇌로 약간 돌아간 기분이에요. 뭘 하든 집중도 잘 되고 뇌가 되게 맑아진 느낌이에요. 잘 아시겠지만 사실 요즘 인터넷 문화에 얼마나 자극적인 게 많습니까? 유튜브도 그렇고 인스타도 그렇고, 댓글 창을 열어보면 기분 안 좋은 경우가 많잖아요. 악플이 달릴 논쟁거리가 없는 글이나 영상인데 딱 눌러보면, 댓글로 싸우고 있는 걸 보면 간접적으로 기분이 안 좋거든요. 근데 그런 것도 일절 없다 보니까 그냥 제 눈앞에 있는 것에만 다 집중하게 돼요. 단순해지다 보니까 뇌가 집중도 잘하게 되는 것 같아서 저는 그게 요즘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지금까지 다양한 도전을 해왔는데 이 중에서도 정말 하기 싫었던 도전이 있었나요? 곤충 먹는 게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곤충은 오히려 할 만했어요. 사실 저도 사람이니까 곤충 먹어본 적이 없잖아요. 곤충 먹는 분도 물론 있으시겠지만,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나마 충식 문화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번데기 먹어보잖아요? 저는 이것 때문에 좀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고 또 쿠팡에 밀웜 검색해 보면 후기들에 ‘술안주로 좋아요’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거 보면서 자신감 많이 얻거든요. 

  나 말고 먼저 도전해 본 선례자 분들이 계시니까 곤충에서는 두려움이 크게 없었는데 개사료는 두려움이 컸죠. 심지어 그거는 딱 먹고 반응이 바로 오니까, 냄새가 확 나거든요. 너무 역해서 하면서도 좀 많이 힘들었어요. 그리고 잠 안 자기는 사실 제가 살면서 밤을 새본 적이 없어요. 약간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하죠. 아예 모르니까 그냥 한 거예요. 이거에 대한 감각이 아예 없으니까 오히려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영상 중에서 PC방에서 버티는 것도 성공하실 것 같았는데 의외로 실패하셨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물음표들이 있었는데, ‘이걸 왜 실패하지?’ 이런 게 많았었어요. 제가 그때를 계기로 제가 잘하는 거랑 제가 못하는 거를 많이 깨달은 것 같아요. 제가 원래도 답답해서 사우나 같은 데 못 들어가요. 온천도 싫어해요. 약간 그런 습한 공기나 목 쬐는 그런 느낌이 싫어서 목폴라도 못 입거든요. PC방도 비슷한 의미였던 것 같아요. 사실 컴퓨터로 많은 걸 할 수 있지만 제가 30대가 되면서부터 게임을 많이 안하게 되더라고요. 

  20대는 진짜 열심히 했었는데 이제는 게임을 해도 집중력도 빨리 떨어지고, 많이 지고 그러니까 점점 흥미도 떨어졌어요. 또 피시방에는 흡연자분들도 많으시니까 뭔가 담배 냄새가 반쯤 섞인 그런 공기를 계속 마시고 씻지도 못하니까 순간 목폴라 두 장 껴입은 것처럼 막 숨이 잘 안 쉬어지더라고요. 그때를 기점으로 제가 많이 느꼈습니다. '나 이런 거 못하는구나'하는걸요.


- PC방이 아니라 독립된 공간에서 게임을 하던가 만화 카페같은 곳이었다면 그건 성공했을 것 같나요?

  악으로 깡으로 했을 것 같은데, 별로 하고 싶진 않아요. 그러니까 저는 한 공간에 있는 걸 정말 못하는 것 같아요. 돌아다니는 걸 정말 좋아하고 차라리 몸으로 때우는 거를 훨씬 더 쉽게 하는 것 같아요. 몸으로 때운다는 게 뭔가 활동적인 걸 하는 거죠.


- 도전이라는 컨셉 상 건강에 대한 댓글도 있고 위험 신호도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도 이건 정말로 위험했을 것 같다는 반응을 얻은 콘텐츠가 있나요?

  아무래도 잠 안 자기가 그런 댓글들이 가장 많이 달렸었죠. 진짜 그런 댓글만 한 몇백 개 달렸을 거예요. ‘건강에 안 좋고 저러다가 진짜 죽는다.’ 아까도 말했지만 진짜 제가 모르니까 한 거고 초심자의 행운 같은 거라 다른 분들은 절대 안 하시는 게 좋을 텐데, 실제로 제가 신체에 이상을 느낀 것도 뇌가 정말 진짜 이상하더라고요. 

  여기 후두부라고 하나요? 머리 뒤쪽에 그런 감각을 느껴본 게 살면서 처음이라 되게 안 좋았어요. 또 비슷한 정도의 걱정을 들은 게 카페인 영상이에요. 이건 제가 실제로 구토를 해서 영상에는 못 썼어요. 좀 더럽잖아요. (웃음) 제가 또 카페인을 그렇게 잘 받는 사람은 아니라서, 딱 하루에 커피 한 잔 마시면 좋아하는 정도거든요. 카페인 영상도 굉장히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달렸었던 콘텐츠였습니다.

- 지금까지 했던 도전 중에서 그냥 포기할까 했던 콘텐츠가 있다면 어떤 거였나요?

  좀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되는 거는 개사료 외에는 크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솔직히 제가 도전 유튜버라고 말을 안 하는 게, 도전이 아닌 것들도 꽤 많아요. 채식주의 같은 거는 도전까지는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채식주의도 맛있는 음식이 되게 많아요. 완전 할 만했고 최근에 제가 2천만 원짜리 호텔 간 것도 도전까지는 아니었잖아요. 이제 도전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것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사실 제가 실패한 것을 제외하고는 웬만하면 다 할 만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그 말을 좀 하고 싶었는데, 제가 한 거 보면 저  24시간 동안 10만 보 걸은 것도 그렇고, 이런 거 저런 거 보시면서 의지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씀을 하시는데요. 제가 볼 때 이게 자기 일이 되면은 대한민국 사람 중에 90% 이상은 다 할 수 있어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직장인분들 일 끝내야 돼서 야근하고 막 이러시잖아요? 이거랑 똑같은 거예요. 전 야근한 거예요. 제가 이걸 해야 되니까 한 거고 제 일이니까, 제 업이니까 한 거라서 다른 분들도 다 개사료 7일 동안 드실 수 있고 곤충 7일 동안 드실 수 있습니다. (웃음)


- 촬영 중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있었나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사실 예상 못 한 것도 꽤 많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제가 24시간 동안 폭염에서 야외에서만 살아보는 걸 했었어요. 그래서 절대 건물 같은데 안 들어가고 밖에서만 있는 그런 거를 해봤었는데, 그때 노숙자분이 제가 자고 있는 공원에 오셨었거든요. 사실 노숙자분들도 지하철역이나 건물 안에 들어가서 보통 잠을 주무시는데, 완전 야외의 정자에 저랑 그분만 있게 된 거에요. 저한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였죠. 

  사실 저는 그날 더위에 힘들어하면서 잠을 자는 그런 그림을 상상하면서 갔는데, 저한테는 완전 신원 미상자잖아요. 모르는 분이니까 무섭기도 하고, 약간 덩치도 있으셨거든요. 처음에는 노숙자신지도 몰랐어요. 운동 나온 분일 수도 있으니까요. 근데 제 뒤에 누우시니까 너무 당황했고 긴장해서 얼 타다가 말을 걸었는데, 영상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려움이 있으셨던 분이어서, 사연이 있으신 분이어서 얘기를 하면서 좀 반성을 하게 됐죠. 제가 그런 생각을 했던 거에 대해서 좀 민망했죠. 

- 여태까지 찍은 콘텐츠 중에서 내 채널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영상은 무엇인가요?

  저는 조회 수가 가장 안 나온 영상이 있거든요. 제가 유튜브 첫 수익을 공개하면서 저를 알아보신 구독자분에게 100만 원씩 드렸던 영상이 있어요. 저는 그 영상을 좀 대표로 하고 싶습니다. ‘7일 동안 ㅇㅇ하기’ 같은 거나 이번에 호텔 간 것도 그렇고, 지금은 내려갔지만 택시 타고 대한민국 한 바퀴 돈 거랑 렌탈 여친 빌려본 거처럼 돈을 막 쓰는 것도 했었는데요. 저는 제 채널은 무조건 제 시청자들한테 득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제 영상을 보면 무조건 도파민이 돌아야 된다 이거죠.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야 된다. 그런 것을 생각하다보면 아무래도 구독자 분들한테 직접적으로 돈을 들인 그런 것들이 진짜 시청자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잖아요.

   저는 결과적으로 유튜브 채널이든 영상 매체든, 부정적인 걸 전달하는 그런 매체도 있지만 제 채널은 정보든 재미든 도파민이든 뭐든 무조건 시청자들에게 뭔가 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걸 1순위로 생각을 하고 있어서 구독자분들한테 제 첫 월급을 좀 드렸던 영상이 개인적으로 저한테 엄청 큰 의미가 있는 영상이었어요. 그래서 그거를 대표 영상으로 뽑고 싶습니다. 대표라고 말하면 또 조회 수가 올라갈 수도 있으니까요. (웃음) 아무도 안 봤거든요. 다른 건 다 100만 회인데 이것만 30만 회거든요.


- 저도 그거 봤는데 홍대 쪽에 앉아서 알아본 사람들에게 드렸던 거죠?

  맞아요.  사실 그때 당시에는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 지금은 밖에 나가시면 다른 분들이 잘 알아보시나요?

  20대에서 30대 남성분들은 꽤나 많이 알아봐 주시고 대부분은 알아도 먼저 말을 잘 안 거시는데 10대 남성분들은 그냥 브레이크 없어요. 그냥 이제 뚫고 들어와요. (웃음) 지하철에서 초등학생 정도 되는 친구가 ‘고재영이다!’ 이래서 어그로가 확 쏠렸던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옆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유명한 사람이에요?’ 이러셔서  굉장히 이제 민망했던 적도 있는데요. (웃음) 아무래도 남성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죠.


- 택시 전국 일주랑 렌탈 여친 영상이 내려갔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아쉽지 않았나요?

  너무 아쉬웠죠. 솔직히 말해서 조회 수도 조회 수지만 이런 걸 해봤다는 걸 제 기록에 남겨놓고 싶었는데 그 기록이 지워지는 게 아쉬웠어요. 돈이랑 조회 수는 제가 어떻게든 다시 복구를 할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2, 3순위인데, 그때 택시로 전국 일주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유튜브에는 저 하나밖에 없었거든요. 혼자 전국 일주 하신 분들은 있을 수도 있는데 유튜브에서는 제가 유일했거든요. 렌탈 여친이라는 직업을 가진 분을 1박 2일 동안 해보는 것도 제가 처음이었어요. 유튜브에서 아무도 안 해본 걸 해봤다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그거를 지우는 게 가장 마음이 아팠습니다.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싱글벙글 고재영 근황....jpg'

- 콘텐츠를 기획할 때 촬영 준비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혼자서 촬영부터 편집까지 다하고 있나요?

  맞습니다. 일단 저는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을 해요. 아이디어도 댓글에서 얻는 경우도 있고요. 주변 지인이 말해준 거에서 힌트를 얻을 때도 있고, 다큐멘터리나 뉴스 기사에서 힌트를 얻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그냥 저 혼자서 갑자기 '이런 거 재밌지 않을까?'하고 해본 것도 있어요. 대부분 이런 식으로 시작을 하고 아이디어가 나오면은 대충 촬영 일자를 잡아놔요.

  7일을 한다고 치면은 ‘이 한 주 동안 찍어야겠다’하고, 준비물이 필요하면 재료를 미리 다 주문을 해요. 만약에 중간에 친구들도 '이걸 한번 체험시켜주면 재밌겠다' 싶으면 친구한테 연락해서 같이 체험도 한번 해보고, 다른 유튜버 분께 도움을 얻고 싶다 하면은 1~2주 전에 미리 연락드려서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고... 보통 이런 식으로 촬영 일자랑 계획을 해서 촬영하고 편집합니다.


- 만약 아이디어가 딱 막혔을 때 보통 어떻게 영감을 얻나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아이디어가 막혔던 적이 없는데, 다행이죠. 근데 아마 얼마 안 남았을 거예요. 약간 석유 같은 느낌이라 언제 끊길지 몰라요. (웃음) 다행히 올해 중순까지는 대략적인 계획만 다 세워놨는데 보통 아이디어가 막히면 인터넷을 많이 찾아보죠. 요즘 사회 현상도 많이 보려고 하고 요즘 10대들한테 어떤 게 유행인가, 20대들한테 어떤 게 유행인가 혹은 어떤 것들이 지금 사회 문제인가 이런 것도 많이 참고를 하고요.

  제가 본 게 요즘에 은둔 생활을 하시는 청년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 거였어요. 사실 제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안 좋은 사례들을 다 모아서 해본 거거든요. 실제로 은둔 생활하시는 분들이 다 제 영상처럼 하지 않아요. 샤워도 하고 다 하시는데 저는 그냥 베스트 오브 베스트 안 좋은 것만 모아서 해본 거예요. 댓글도 ‘은둔생활하는 사람도 다 씻어요’ 이렇게 달렸는데 저도 알고 있어요. 저는 사례들만 모아서 '이렇게 하면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이런 걸 좀 보여드리고 싶어서 했던 거거든요. 이것도 제가 사회 현상에서 참고를 했던 겁니다.

- 콘텐츠를 기획할 때부터 이건 화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제작하나요? 아니면 우연히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나요?

  처음에는 다 우연이었다고 생각해요. '이건 화재 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확신을 갖고 했던 적은 거의 없고요. '오히려 이건 될 거야'라고 생각했던 건 개사료 먹기랑 벌레 먹기 정도? 그건 너무 비주얼부터 쇼크잖아요. 근데 오히려 그런 건 조회 수가 많이 안 나왔어요. 너무 보기가 좀 꺼려졌나 봐요. 그런 것보다는 쾌락주의 영상이 있습니다. 그게 사실 힘든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뭐 속된 말로 꿀 빠는 건데, 그게 제일 높게 나와서 저는 아직도 의문이에요. 저 진짜 예상 조회 수 20만 정도로 예상했거든요. 근데 그게 600만 회가 나와서, 그 영상에 광고를 넣은 걸 너무 후회하고 있습니다. 진짜로 이건 진심이에요. 완전 그냥 광고 없이 제가 퓨어하게 하는 거를 좀 보여드렸었어야 되는데 후회하고 있습니다.

- 아무래도 편집하는 영상 특성상 조작 논란이 꾸준히 있습니다. 고재영 님 채널에도 그런 댓글이 좀 달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사실 조작 논란은 제 첫 영상부터 항상 달렸어요. ‘저래놓고 뒤에서 핸드폰 썼겠지’하고 도파민 영상에서부터 조작에 대한 의혹이 없었던 적이 없어요. 근데 제가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저는 조작을 한 적도 없지만 분명히 불가능할 거예요. 왜냐하면 조작을 하려면 진짜 똑똑해야 돼요. 빈틈 없이 완벽해야 하거든요? 근데 저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아요. (웃음) 실수도 되게 많이 하고 영상 보면은 제가 깜빡하고 촬영 안 해서 넘어가는 그런 장면도 많고 실제로 영상에서도 그 얘기 해요. ‘촬영하려고 했었는데 못 했습니다’ 이러면서 실수도 많이 하는 성향이라서 저는 조작을 못할 수밖에 없고, 한다고 해도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못 할 거예요. 애초에 연기를 하면 좀 티 나는 성향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서 뭐 먹는 걸로 한다고 쳐요. 제가 만약에 다른 걸 먹었으면 몸무게에서부터 변화가 있을 거예요. 저는 최대한 그걸 증명하려는 요소를 하나씩은 두려고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개사료만 먹기, 벌레만 먹기 이런 건 먹고 나서 전후 몸무게가 완전 달라요. 그때 3kg 빠졌고 만 원으로 살기 할 때도 제가 그 떡 쪼가리를 일주일 동안 먹어서 4kg이 빠졌거든요. 일주일 동안 4kg 빠는 거 진짜 어려운 거예요. 저는 몸무게 같은 거나 최대한 증명할 수 있는 요소들로 증명을 하려고 하다 보니까 타임 랩스도 최대한 많이 써요. 그 긴 과정을 압축해서 보여줘야 되니까요. 증명하려는 요소를 영상 내에 많이 집어넣고 있는데도 조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 아무래도 댓글에 좋은 말도 있지만 악플들이 있는데 이런 거에 대해서는 보통 어떻게 반응을 하나요?

  거의 무시가 9할 이상이고요. 9할이 아니라 거의 100% 무시인 것 같아요. 거기서 피드백을 얻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저는 요즘 말로 긁힌다고 하죠? 그 긁히는 포인트가 1차원 적인 거, 외모나 몸매 그런 걸로 긁히는 건 하나도 없어요. 외모가 어떻다고 하는 건 친구들이 놀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 재밌어요. 근데 제가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부분, 영상 편집적인 요소라든가 아니면 뭔가 영상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태클이 들어오면 살짝 긁혀요. ‘너가 뭔데, 너가 만들어 봐’ 약간 이런 식으로요.

  제가 아무래도 PD로 일을 했다 보니까 영상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자부심이 있는데 거기서  태클이 들어오면 좀 그래요. 악플들은 아까 말씀해 주신 조작이라든지 1차원적인 그런 외모 평가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근데 영상적인 것에 태클이 들어오면 저는 거기서 살짝 타격을 입는 것 같습니다. 그거 외에는 다 무시할 만할 만큼의 댓글인 것 같아요. ‘죽어라’ 이런 건 없으니까요. (웃음)


- 그래도 스트레스는 쌓일 텐데 보통 어떻게 해소하시는 편인가요?

  제가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이에요. 영상에서도 그런 것들이 많이 노출되긴 했지만 저는 보통 어떻게든 타인을 만나려고 해요. 타인을 만나서 대화하면서 뭐 내가 이랬었다 저랬었다 이런 얘기도 하고, 상대방 얘기도 듣고 같이 술도 한잔하던가 아니면 커피라도 하면서 타인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거기서 스트레스를 많이 해소하는 것 같아요.


- 최근 비슷한 유튜브 채널도 많이 생겼는데 다른 유튜브 채널과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말해서 제가 다른 분들의 영상을 다 보진 못했어요. 좀 조회수 많이 나온 것만 제가 몇 개 보긴 했거든요. 근데 차이점이 있다면 아마 영상을 제가 좀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웃음) 영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면은, 제가 지속 시청 시간을 길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아는 것 같아요. 다른 분도 그런 분이 계시겠지만 저는 진짜 편집을 프레임 단위로 하거든요. 편집에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저는 조금이라도 루즈하면 다 통 편집을 하거나 빨리 감기로 그냥 넘겨버려요. 

  일주일 동안 찍었는데 12분밖에 안 나온 것도 있고 영상을 진짜 완전 압축에 압축을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제 영상을 사람들이 많이 봐주시는 이유가 감사하게도 그 이유인 것 같아요. 최대한 빠른 편집. 지루함을 없앨 수 있는 빠른 편집이 아마 비슷한 동류의 영상들보다 조회 수가 잘 나온 이유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청자분들이 볼 때는 다른 이유일 수도 있어요. 근데 저는 그분들의 심리를 모르니까 저 스스로는 그게 이유지 않을까라고 혼자 생각을 해봅니다.


- 본인의 유튜브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느껴지기를 원하나요?

  ‘볼 거 없을 때 보면 재밌는 채널’ 딱 그 정도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제가 타인의 삶에 영향을 줄 정도의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거나 특수부대 출신의 철인 이런 것도 아니고 머리가 똑똑한 것도 아니에요. 제 스스로 평가를 해보자면, 겸손 같은 거 다 빼고 인간 고재영으로서는 그냥 진짜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남자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성격도 그렇고 저도 좀팽이 같은 면도 있고요. (웃음) 저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완전 그냥 평범함 그 자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제 영상 또한 엄청나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시간 좀 많이 들이고, 이제는 돈도 좀 쓰고 있지만 제가 대단한 업적을 이루거나 타인에게 기부를 한다거나 이런 류의 영상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시간 없을 때 심심풀이로 보기 좋은 그 정도의 사람이고, 그 정도의 영상이라고 저 스스로 진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 포지션을 계속 가져가고 싶어요.


- 댓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한두 개가 아닌데요. 저 초반에 달렸던 영상들의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얘 잘 될 것 같다’, ‘심상치 않다’ 제가 구독자가 만 명도 안 되던 시절에 달렸던 댓글들인데요. ‘이 사람 편집하는 것도 그렇고 영상도 그렇고 되게 웰메이드다, 잘 만든다.’ 또 덱스 님도 제 영상에 한 번 나오셨었는데요. 그때 구독자 1만도 안 됐을 때였는데 ‘덱스가 나왔는데 덱스 썸네일을 안 쓰다니 너 성공해라’ 약간 이런 류의 댓글들, 제 영상 초반에 달렸던 응원 댓글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시청자들의 의견을 콘텐츠에 반영한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콘텐츠인가요?

  그렇게 해서 첫 번째로 한 게 채식주의 영상일 거예요. ‘채식주의자로 살기 이런 거 해 주세요.’ 해가지고 ‘어? 바로 해야겠다’하고 했거든요. 과자만 먹고살기도 원래 생각은 했었는데 그것도 댓글이 많이 달려서 했었어요.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요?

  약간 제 목표이기도 한데요. 저는 영상 한 편에 1억 원을 써보고 싶어요.


- 최근에는 호텔에서 2천 정도 쓰셨잖아요?

  네. 제작비로 2천만 원을 썼는데요. 제가 커뮤니티 글에도 썼는데 상금 1억 원을 걸고 뭔가를  해보고 싶은 느낌이에요. 왜냐하면 미스터 비스트도 상금을 걸고 뭔가 많이 하잖아요. 아무래도 그건 완전히 외국 느낌이니까 저는 그걸 어떻게 좀 한국식으로 풀어볼 수 없을까, 한국식으로 뭔가 1억을 써서 해볼 수 있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고 있습니다.

- 유튜브 첫 수익 영상을 보면 약 380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최근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요?

  어차피 제 영상에도 맨날 보여주는데 제 구독자가 한 40~50만 명 선이었을 때는 평균 천만 원이 나왔어요. 요즘에는 호텔 영상이 또 조회 수가 잘 나왔기 때문에 천에서 2천 사이로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유튜버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거짓말이 하나도 없는 게, 달마다 달라요. 달마다 달라서 천에서 2천 사이 언저리로 나온다고 생각을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팬들과 직접 만나는 팬미팅을 해보고 싶나요? 팬들과 함께하는 콘텐츠를 만든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요?

  너무 어려운데요. (웃음) 아직 생각이 안 납니다. 좀 참신한 거 하고 싶은데 아직까지 참신한 게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사실 저는 팬미팅이라는 게 약간 너무 아이돌스러워서 그런 걸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그런 댓글들도 달리기도 하니까 해야죠. 이왕이면 저는 오시는 분들에게 혜택이 있는 거를 해보고 싶어요. 오기 어려운 장소에 실제로 오면 사람당 얼마를 준다거나, 이런 혜택성이 있는 거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 유튜브 외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방송은 어떠신가요?

  음.. 저 없습니다. (웃음) 없을 수밖에 없는 게 방송을 하시는 분들의 그런 재능이 있잖아요. 말을 잘하시던가, 웃기던가, 예쁘고 잘생겼던가, 그런 것들이 있는데 저는 제 방송인으로서의 재능이 영상 만드는 재능보다 없다 생각해요. 스스로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제 성향이 진지해서 말하다 보면 진지하게 빠지거든요. 근데 방송은 재미있어야 되잖아요. 재미있게, 위트있게 순간순간 툭툭 나오는 것이 필요한데, 유튜브에서 방송인으로 가서 잘 되는 분들이 꽤 계시잖아요? 저는 그런 분들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전혀 생각 못해보고 있어요.


- 아직은 유튜브에만 주력하고 싶은 거죠?

  제가 잘하는 판에서 칭찬 들으면서 제가 잘하는 걸 해야 저도 신나니까요. (웃음)


- 유튜브를 하지 않고 쉴 때는 주로 뭘 하나요? 어떤 취미가 있나요?

  그게, 제가 진짜 없어요. (웃음) 유튜브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이게 되게 안 좋아요. 정신 건강에 진짜 안 좋고, 인류 역사상 일과 휴식이 왜 분리되어 있는지 다 이유가 있거든요? 근데 저는 사실상 지금 일도 집에서 하고 제 생활이 그냥 일이다 보니까… 장점도 많지만 정신 건강에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목표하고 있는 게 빨리 일과 휴식을 분리해서 저도 일을 안 할 때는 저만의 취미라든지 시간을 갖는 거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직까지 그러고 있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 아직은 관심 있는 거나 취미가 없는 거네요?

  있어요. 언어. 영어요.


- 언어는 휴식이라기보다는 일 아닌가요? (웃음)

  아 맞네요. 맞아요. (웃음) 근데 제가 영어를 못하니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좀 충격 먹은 게 요즘 10대들이 영어를 되게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보고 놀라서 이대로 가면 도태된다. (웃음) 그런 생각이 좀 있었습니다.


- 지금까지의 활동을 통틀어 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젠가요?

  부모님한테 돈을 좀 드렸을 때가 좀 보람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직장 생활할 때는 서울에서 자취하면은 진짜 돈 별로 안 남아요. 부모님한테 뭘 해드리려고 해도 저는 많이 안 해드렸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한테 뭔가를 해드릴 수 있다는 게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 같아요. 물질적으로는 그런 게 있었고 정신적으로는 유튜브 판에서 사람들에게 내가 만든 영상이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이 되게 만족감이 컸습니다.


-  본인이 생각하는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은 언제였나요?

  지금 유튜브 이것보다 제 인생이 많이 바뀐 게 없어요. 제 주변 환경도 바뀌고 대인관계도 바뀌고, 저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자잘하지만 10만 보 걷기 같은 것도 했잖아요. 예전이었으면 하루에 만 보만 걸어도 발 아프다고 찡찡했거든요? 제 마인드셋이 아예 바뀌었어요. ‘5만 보쯤이야 껌이지.’ 약간 이렇게 된 거예요. 이상한 것을 많이 하다 보니 어떤 새로운 거를 할 때도 좀 더 쉽게 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 역치가 올라갔다고 하나요?

  맞습니다. 역치가 올라갔죠. ‘이거보다 힘들겠어?’하는 그런 게 있습니다.


- 유튜브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 것 같나요?

  영상 만드는 일 그대로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PD로서 뭔가 좀 큰 프로젝트를 계속 찾아서 일을 벌여 나갔을 것 같아요. 이러나저러나 영상 일을 계속 했을 것 같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때 약간 살아 있음을 느껴서 계속 비슷한 일을 했을 것 같습니다.


- 존경하는 롤 모델이나 본인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이 있다면 어떤 사람인가요?

  몇 명 있는데 대부분 저는 유명인이 아닌 상태에서 유명인이 되신 분들을 되게 멋있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연예인분들도 처음에는 다 유명인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저는 유튜브를 하니까 대표적으로는 진용진 님. 진용진 님도 이런 영상 업종과 관련이 없으신 분이었는데 지금은 완전 헤비급 유튜버가 됐고, 빠니보틀 님도 직장인이셨는데 퇴사하고 세계 일주하면서 엄청 유명해지셨잖아요. 곽튜브 님도 빠니보틀 님의 영향을 받아 시작하셨지만 그렇게 말 잘하는 사람을 별로 못 봤거든요. 말 너무 재밌게 하시잖아요. 그래서 이분들을 리스펙하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다른 유튜버 분들도 많은데 지금 떠오르는 건 이정도인 것 같아요.


-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 걸 해주고 싶으신가요?

  저는 일단 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슨 말이냐면 예전과는 다르게 일단 해보는 사람도 이젠 너무 많아진 것 같아요. 사실 일단 해보라는 사람들이 되게 많잖아요. ‘Just do it’이잖아요? 사실 저도 원래 그 말에 동의했거든요. 근데 이제는 일단 했다가 마음이 꺾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철두철미하게 준비를 하고 시작을 하는 걸 추천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어떤 영상을 어떻게 만들 건지 10편 이상 짜고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그러면 10편을 해봤을 때 자기가 알 거 아니에요. 정말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몇 개월간의 과정을 거쳐서 생각해낸 나의 필살기들이 이 10가지인데, 이게 안됐다고 하면 다시 짜보던가 아니면 다른 방향을 선택하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10편에서 15편 정도는 자기가 어떤 거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딱딱 짜놓고 시작을 하는 거를 저는 추천드립니다. 그거 그냥 해보는 것보다는 마음이 안 꺾일 거예요. 그리고 하고 나서도 후회가 없을 거예요. ‘내가 가진 걸 다 쏟아부었는데 결과가 이렇구나’하고 좀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게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현재 유튜버 고재영을 스스로 평가해본다면 어떤 거같나요?

  반짝이죠. 지금 잠깐 반짝했다. (웃음) 진짜로 이렇게 생각을 해요. 솔직히 제 심정을 말하면 부담이 너무 많이 되죠. 뭔가 되게 대단한 걸 보여줘야 될 것 같다라는 그 강박이 엄청 셌어요. 이것도 반짝 특이에요. (웃음) 뭔가 가면 갈수록 더 멋진 걸 해야 될 것 같고, 계속 우상향만 해야 될 것 같다는 거죠. 근데 유튜브가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지금 롱런하고 계신 분들 보면 매번 반짝거리지가 않아요.

  어떨 때는 죽도 한번 쒀보고 어떨 때는 잘해보고 그러거든요. 반짝이는 유튜버들은 많은데 롱런하는 유튜버는 진짜 소수에요. 저는 이 롱런하는 게 목표인거죠. 박수 칠 때 떠나던가 롱런하던가 둘 중 하나인데, 저는 아직 계속 우상향만 해야 될 것 같다는 그런 강박이 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는 아직 반짝이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객관적으로도 제가 몇 년을 한 게 아니잖아요. 진짜 유튜버로서 인정받으려면 몇 년은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콘텐츠적인 목표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상금 1억 원짜리 영상을 만드는 거였고 그다음은 제가 10만 QnA 때 얘기를 했었는데요. 새로운 유튜버분들이 나왔을 때 그 사람에게
'제2의 고재영이다'라는 칭호가 생길 만큼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그 목표는 솔직히 겸손 빼고 얘기하자면 조금은 이뤘다고 생각을 해요. (웃음) 왜냐하면 비슷한 콘텐츠들이 많이 나왔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에 드는 생각은 좀 더 강한 한 획을 그어보고 싶다. 옛날에 대형 콘텐츠들이 많았잖아요? ‘가짜사나이’, ‘머니게임’ 이런 것처럼 사람들이 기다리는 영상, 너무 보고 싶어서 언제 올라오냐고 할만한 영상을 만드는 게 일단 목표입니다. 앞으로 계속 변할 것 같긴 한데요. (웃음) 


- 마지막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에게는 진짜 제가 너무 감사하죠. 진짜 감사하다는 말이 매크로처럼 나오는데 진심으로 감사해요. 왜냐하면 그분들이 봐주셔서 제가 먹고사는 거거든요. 그래서 진짜로 감사드리고, 덕분에 제가 따뜻한 밥을 먹고 따뜻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제가 엄청나게 거창하거나 그런 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유튜브의 목적 자체가 시청자분들의 소소한 재미, 약간의 도파민을 드리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청자분들에게 하루에 15분정도의 재미를 줄 수 있는 그런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