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옥태훈, 2주 연속 우승 달성…KPGA 투어 신흥 강호로

옥태훈이 29일 KPGA 투어 군산CC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2번 홀 칩인 이글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KPGA

옥태훈이 29일 KPGA 투어 군산CC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2번 홀 칩인 이글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KPGA

옥태훈(27)의 진격이다. 생애 마수걸이 우승의 감격도 잠시. 바로 다음 대회에서 다시 정상을 밟으면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떠오르는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옥태훈은 29일 전북 군산 컨트리클럽(파72·7611야드)에서 끝난 군산CC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이로써 직전 열렸던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와 더불어 2주 연속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선수권대회 우승 상금은 3억2000만원,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억원으로 일주일 사이 상금으로만 5억원 넘는 돈을 벌었다.

옥태훈은 2022년 8월 바디프랜드 팬텀로보 군산CC 오픈과 9월 LX 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한 서요섭(29) 이후 2년 9개월 만의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2018년 데뷔 후 중요할 때마다 불안함을 안긴 퍼트 감각이 늘 발목을 잡았지만, 지난 동계훈련에서 이를 극복해내면서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는 강호가 됐다.

옥태훈의 단단한 골프를 엿볼 수 있는 이날 최종라운드였다. 2위 그룹을 3타 앞선 15언더파 단독선두로 출발한 옥태훈은 마지막 날 신용구(34·캐나다)와 이정환(34), 김민규(24)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았다. 경기 초반 신용구가 버디 3개를 몰아치며 옥태훈을 1타 차이로 압박했다. 중반에는 김민규가 2타 간격, 이정환이 1타 차이로 뒤를 쫓았다.

그러나 옥태훈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잡은 직전 선수권대회처럼 이번에도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리드를 지켰다. 전반 홀 중 가장 긴 583야드짜리 2번 홀(파5). 세컨드 샷으로 그린 근처까지 간 옥태훈은 그림 같은 어프로치로 이글을 낚았다. 20야드 거리에서 침착하게 굴린 공이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치 선수권대회 3번 홀(파5)에서 만들어낸 70야드짜리 샷 이글을 떠올리게 하는 칩인 이글이었다.


파4 4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옥태훈은 13번 홀(파3)에서 승기를 잡았다. 4m 조금 넘는 버디를 떨어트린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홀에서 이정환과의 격차를 3타로 벌렸고,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켜 우승을 따냈다. 이날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이정환이 17언더파 준우승을 차지했고, 신용규가 16언더파 3위, 김민규가 15언더파 4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10개 대회를 소화한 K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다승자가 된 옥태훈은 “이번 대회에서 58도 웨지가 잘 맞았는데 칩인 이글까지 만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은 몸 컨디션이 100%가 아니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안전하게 치자는 전략으로 임했는데 이 점이 주효했다”면서 “이제 전반기가 모두 끝나고 두 달 정도 휴식기를 보내게 됐다. 지금 감각을 이어가지 못해서 아쉽지만, 체력도 보충하고 부족한 점을 잘 메워 후반기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