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보좌관’에서 경찰 출신 보좌관 장태준 역할을 맡은 이정재. [사진 스튜디오앤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22/00b5f2c8-c76c-48ba-8f4f-3d2ec412d609.jpg)
JTBC 드라마 ‘보좌관’에서 경찰 출신 보좌관 장태준 역할을 맡은 이정재. [사진 스튜디오앤뉴]
이들 드라마는 소재부터 차별화를 꾀했다. ‘지정생존자’는 2016년 미국 ABC에서 시작해 이달 9일 넷플릭스에서 시즌 3를 공개한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로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 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환경부 장관(지진희)이 주인공이다. 또 ‘위대한 쇼’가 국회 재입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직 국회의원(송승헌)을 내세운다면, ‘보좌관’은 금배지를 꿈꾸는 보좌관(이정재)의 세계를 다룬다.
한층 넓어진 스펙트럼에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동안 국내에서 정치 드라마라고 하면 ‘제5공화국’(2005) 등 실존 인물 및 실화를 다룬 기록물이거나 ‘대물’ ‘프레지던트’처럼 대통령 탄생기가 주축이었기 때문. 실제 보좌관 출신인 정현민 작가가 쓴 ‘어셈블리’(2015)처럼 소재 다양화를 꾀하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왕좌의 게임’(2011~2019) ‘하우스 오브 카드’(2013~2018) 등 미드를 통해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인 탓이다.
![‘보좌관’에서 변호사 출신 초선 의원 강선영 역할의 신민아. 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사진 스튜디오앤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22/5f5cb5f5-12ce-4ac5-8d1f-fc759e024b38.jpg)
‘보좌관’에서 변호사 출신 초선 의원 강선영 역할의 신민아. 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사진 스튜디오앤뉴]
변호사 출신 비례대표 초선 의원 강선영 역을 맡은 신민아와 호흡도 괜찮은 편. 그간 신민아의 필모그래피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로 대표되는 청춘스타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면, ‘보좌관’의 신민아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짜는 영리함을 보인다. 극 중 강선영과 장태준이 연인 관계임에도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지금은 동반자이지만 언제든 적으로 돌아설 수 있는 정치판처럼 이들 관계 역시 각자의 입장에 따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인물 구조 또한 안팎으로 촘촘히 짜여 있다. 대한당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다투는 송희섭 의원 역할의 김갑수와 조갑영 의원 역의 김홍파, 무소속 초선 의원 이성민 역의 정재영 등 중견배우들의 연기 대결도 흥미롭지만 각 의원실의 보좌진 역할도 이를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극의 주된 배경이 되는 송희섭 의원실의 경우 4급 보좌관 이정재를 필두로 5급 비서관, 6급 비서, 7급 수행비서, 9급 행정비서, 인턴 등이 또 다른 피라미드를 이루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각자 입장 따라 펼쳐지는 진실게임”
![극 중 대한당 원내대표이자 4선 의원을 맡은 김갑수.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정치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진 스튜디오앤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22/d6cb4b88-1bd1-4b71-853f-d9b693a168e7.jpg)
극 중 대한당 원내대표이자 4선 의원을 맡은 김갑수.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정치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진 스튜디오앤뉴]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파행이 계속되고 있어서 비슷한 설정의 극에 더 몰입하게 된다”며 “국회의원이 아닌 보좌관의 시각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것도 신선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과 검찰을 내세운 잇단 장르극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검시관을 내세운 ‘검법남녀’나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을 주인공으로 한 ‘특별근로감독관조장풍’처럼 드라마 속 새로운 직업에 대한 탐구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6급 비서 역의 이엘리야. 기자 출신으로 남성 중심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 스튜디오앤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22/9f03cc41-5668-4174-8fbf-6f906ee412b2.jpg)
6급 비서 역의 이엘리야. 기자 출신으로 남성 중심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 스튜디오앤뉴]
다만 보좌진이 국회로 입성하는 등용문으로 통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전문성이 높아진 추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유시민 작가나 김한길 전 당 대표 보좌관을 거친 이철희 의원 같은 경우는 이제 흔치 않아졌다는 것. B씨는 “보좌관 출신이 지역구 시의원으로 종종 출마하긴 하지만 극 중 이정재처럼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당 상임위에서 활동하며 자기 이상을 실현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