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박상훈의 돈 되는 가계부(2)
"과거는 고금리, 오늘은 저금리, 이제는 지키리" 주제로 강의하는 14년 차 재무상담사. 지켜야 할 것은 건강과 돈, 자산뿐이 아니라 관계도 포함된다. 가족을 위한 마음이 상처로 돌아오지 않도록 돈도 지키고 가족관계도 지키는 가정경제 솔루션을 제시한다. <편집자>
![예비부부에게 결혼식과 집 마련, 예물 등의 비용은 경제적으로 부담이다. 서로의 경제적 현실을 바탕으로 각자 보탤 수 있는 돈 안에서 사용처를 정하고 조율하는 '결혼자금 총액제'가 좋은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진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스틸]](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7/15/e5a06045-575a-440f-99b6-6fc162edd63c.jpg)
예비부부에게 결혼식과 집 마련, 예물 등의 비용은 경제적으로 부담이다. 서로의 경제적 현실을 바탕으로 각자 보탤 수 있는 돈 안에서 사용처를 정하고 조율하는 '결혼자금 총액제'가 좋은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진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스틸]
요즘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의 경제적인 부담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결혼을 앞둔 당사자는 물론 양가 집안 어른까지 돈에 대한 고민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혼수 예단을 아끼고 전세금을 보태는 여성도 많아지고 있지만,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경제적 준비를 전체 예산 규모에서 풀어가는 ‘결혼자금 총액제’ 가 필요하다.
자녀의 주체적인 결혼준비가 중요
만약 부모가 여유자금이 있어 결혼자금을 보태줄 수 있다면 그 돈을 총액에 더해 합리적으로 결혼 비용을 준비하도록 한다. 어느 부모가 뭘 해 줬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총액으로 마련된 그 돈이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의 총예산이 된다.
‘결혼자금총액’ 에는 내 집 마련 비용이나 전세금부터 결혼 시장 비용, 양가 혼수 예단 비용까지 포함한다. 부모들끼리 혼수 예단을 생략하거나 현금으로 왕래하기도 하지만 이 금액 역시 ‘총액’에 포함해 자녀들이 총액관리를 하게 하는 것이 좋다. 서로의 기대치에 맞지 않아 서운할 일도 없고 현금을 왕래하면서 ‘금액’ 섭섭할 일도 없다.
예산 배정 ‘8대1대1’의 법칙
![커플이 연애할 때는 아무 문제 없다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돈 때문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결혼자금 총액제'는 결혼의 주인공인 예비부부가 주체적으로 결혼을 준비해나간다는데 의미가 있다. [사진 pixabay]](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7/15/0341ce9d-677e-4ac2-be29-e4e537ea1dd4.jpg)
커플이 연애할 때는 아무 문제 없다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돈 때문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결혼자금 총액제'는 결혼의 주인공인 예비부부가 주체적으로 결혼을 준비해나간다는데 의미가 있다. [사진 pixabay]
결혼자금 총액제는 우선순위를 가려 절약을 할 수 있게도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예비부부가 단합해 주체적인 준비를 해 나가는데 의미가 있다. 돈은 보이지 않는 문제를 끄집어내는 자석과도 같다. 연애할 때는 별 문제 안 되다가도 결혼을 준비하면서 돈 문제가 생기면 서로의 불만을 터뜨리게 되며 싸우게 된다. 이런 면에서 결혼자금 총액제는 재정적인 기준을 만들어 결혼준비, 혼수 문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한다.
이때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전체 총액을 ‘10’ 이라 하고 준비항목의 추천 비율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일단 가장 부담이 큰 신혼집 마련을 8로 한다. 이때 부족한 금액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한다.
둘째, 신혼여행 경비를 포함한 결혼식 비용은 1 정도로 한다. 호텔에서 결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비용은 그리 많이 들지 않다. 결혼식 비용 가운데 하객의 숫자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는 식대는 하객 축의금에서 어느 정도 충당이 가능하다.
셋째, 나머지 1은 혼수와 신혼집 인테리어 비용으로 하면 좋다. 총액을 예산별로 분배하고, 신혼집 계약이나 잔금을 치르고 시기에 맞춰 혼수 예물 집안 살림살이 등을 마련하면 된다.
!['결혼자금 총액제'가 결혼 문화로 자리잡으려면 부모 세대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자녀의 결혼 계획과 준비 상황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주체가 되어 건강한 가정 경제를 꾸릴 수 있도록 격려하자.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7/15/563142d9-a401-447e-861f-d1ee1c396c43.jpg)
'결혼자금 총액제'가 결혼 문화로 자리잡으려면 부모 세대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자녀의 결혼 계획과 준비 상황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주체가 되어 건강한 가정 경제를 꾸릴 수 있도록 격려하자. [중앙포토]
자녀들의 결혼식을 원만하게 잘 치러 결혼자금 총액제가 성공적인 결혼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혼주인 부모세대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체면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비용 지출로 젊은 자녀들이 스스로 주체가 돼 건강한 가정경제를 꾸릴 수 있도록 격려가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상견례를 하고 나서 결혼식이 닥치면 그때 자녀와 대화하기보다 평소에 결혼계획과 자녀의 준비 상황을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주도적으로 결혼자금을 준비하는 태도를 갖게 하되, 부모가 여력이 된다면 어느 정도 도와줄 수 있는지 미리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와 자녀 간에 막연한 기대감이나 불안감은 줄어들게 된다. 자녀 세대가 혼수 등 결혼준비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삐걱거리지 않게 결혼자금 총액제로 행복한 신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자.
박상훈 지속가능한 가정경제 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