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색한 금발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였던 젊은 시절 데이비드 호크니. 수영장에서의 한떄. (ⓒ David Hockney)[사진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48fb3ef2-1d37-4003-910d-841ae74814c9.jpg)
탈색한 금발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였던 젊은 시절 데이비드 호크니. 수영장에서의 한떄. (ⓒ David Hockney)[사진 그린나래미디어]
그는 여든둘인 지금도 ‘현역’이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는 등 감각적 시도와 독특한 색채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8일 개봉한 다큐 ‘호크니’(감독 랜달 라이트)는 그에 관한 궁금증을 채우기에 제격. 호크니의 삶과 작품세계를 그 자신과 가족‧친구들의 인터뷰로 두루 조명했다. 다큐 속 그의 대표작을 육성 해설과 함께 미리 감상해본다.
영원이 된 찰나 ‘더 큰 첨벙’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 1967, Acrylic on canvas, 96" x 96", ⓒ David Hockney) [사진 Collection Tate London,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92d0c726-6681-41ab-b49e-a5c923df8f27.jpg)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 1967, Acrylic on canvas, 96" x 96", ⓒ David Hockney) [사진 Collection Tate London, 그린나래미디어]
다이빙대 아래 수영장 물이 튀어 오른 찰나를 마치 사진 찍듯 포착했다. 아니, 사진보다 더 생생하다. 스스로를 ‘사진쟁이’라 부를 만큼 카메라 작업도 즐겼던 호크니다. 그러나 그는 “사진 속에 정지된 순간은 비현실적”이라며 “드로잉이나 그림에 있는 생생함이 사진엔 없다”고 했다. 이를 그림과 사진의 속성으로 설명했다. “램브란트는 자신의 얼굴을 오랜 시간 면밀히 관찰해 그 ‘긴 시간’을 자화상으로 담아냈어요. 우리가 그의 작품을 보는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죠. 사진은 반대죠. 사진을 고작 4초 본다 해도 카메라가 (그 순간을) 본 시간보다 긴 시간이에요. 자명하고 치명적인 약점이죠. 그림은 그렇지 않아요.”
그는 이런 발견을 ‘더 큰 첨벙’에 고스란히 적용했다. 그는 이 작업이 흥미로웠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 물이 튀는 시간은 1초 정도죠. 그런데 이 튀는 물을 그리는 데는 일주일이나 걸렸어요. 가느다란 선들로 섬세하게 표현했죠.” 그렇게 그는 찰나를 영원으로 만들었다.
1000억짜리 그림 ‘예술가의 초상’
![예술가의 초상 (Portrait of an Artist, 1972 ⓒ Christie's Images Ltd 2018) [사진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2256abd4-19e1-4334-bd48-9581944e15aa.jpg)
예술가의 초상 (Portrait of an Artist, 1972 ⓒ Christie's Images Ltd 2018)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그는 수영장부터 빗물‧스프링클러 등 물을 즐겨 그렸다. “물은 ‘어느 지점’을 볼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반사된 부분이나 물 표면을 보다 갑자기 물속을 볼 수도 있죠.” 물에 매료된 이유다.
그가 물을 생동감 있게 묘사할 수 있었던 비결도 공개했다. “아크릴 물감을 매우 엷게 희석한 후 세제를 섞어 캔버스에 바르면 캔버스가 흡수지처럼 물감을 흡수해 물의 유동적이고 젖은 느낌을 살릴 수 있죠.”
호크니식 사랑 ‘클라크 부부와 퍼시’
!['클라크 부부와 퍼시'(Mr. and Mrs. Clark and Percy, 1970-1971, Acrylic on canvas 84" x 120", ⓒ David Hockney) [사진 Richard Schmidt Collection Tate London,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2202d1ba-c5f0-4fa2-aaa8-deb6f5ef7376.jpg)
'클라크 부부와 퍼시'(Mr. and Mrs. Clark and Percy, 1970-1971, Acrylic on canvas 84" x 120", ⓒ David Hockney) [사진 Richard Schmidt Collection Tate London, 그린나래미디어]
단란한 커플의 모습을 즐겨 그렸던 호크니의 말이다. 로맨티스트였던 그는 동성 연인 피터와 헤어지고 한동안 그림을 제대로 완성할 수 없을 만큼 힘겨워했다. “사랑의 부재는 곧 두려움이다. 사랑을 이해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두려움이 없다.” 그가 남긴 말이다.
!['크리스 이셔우드와 돈 바카디'(Christopher Isherwood and Don Bachardy, 1968, Acrylic on canvas, 83 1/2" x 119 1/2", ⓒ David Hockney) [사진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0cb2a6b0-f736-4141-86a3-23b7f1e7b8e5.jpg)
'크리스 이셔우드와 돈 바카디'(Christopher Isherwood and Don Bachardy, 1968, Acrylic on canvas, 83 1/2" x 119 1/2", ⓒ David Hockney)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있는 그대로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비버리 힐스 가정주부(Beverley Hills Housewife, 1966-1967, Acrylic on canvas 72“ x 144", ⓒ David Hockney) [사진 Richard Schmidt,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8eede59b-42df-445b-8b16-e6ea68fd215e.jpg)
비버리 힐스 가정주부(Beverley Hills Housewife, 1966-1967, Acrylic on canvas 72“ x 144", ⓒ David Hockney) [사진 Richard Schmidt, 그린나래미디어]
거장의 정체 ‘붉은 멜빵을 한 자화상’
![붉은 멜빵을 한 자화상(Self Portrait with Red Braces, 2003, Watercolour on paper 24" x 18 1/8", ⓒ David Hockney) [사진 Richard Schmidt,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0f3ed8d1-4417-4f5c-912e-04dd0d185e6a.jpg)
붉은 멜빵을 한 자화상(Self Portrait with Red Braces, 2003, Watercolour on paper 24" x 18 1/8", ⓒ David Hockney) [사진 Richard Schmidt, 그린나래미디어]
“고집이 세다.” “귀가 어둡다.” “지나치게 관대하다.” “이성의 탈을 쓰고 감정적이다.” “가끔 너무 대담하다.” “‘본의 아니게’ 무례하다.”
어느 날 식당에 모인 가까운 친구들이 농담 반 늘어놨다는 호크니의 장‧단점이다. “늘 이론을 고수하고, 뭔가 하나에 꽂혔을 땐 종교적인 깨달음을 얻은 사람 같았다”는 증언도 나온다. 호크니 자신이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았던 아버지의 가르침은 이랬다. “남들이 뭐라 생각할지 걱정하지 말라셨죠. 정말 그렇게 믿으며 살았어요.”
삶을 관통한 친구 ‘헨리’ 그리고 ‘엄마’
![헨리(HENRY, 1988, OIL ON CANVAS 24 X 24", ⓒ David Hockney) [사진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3ffb4d58-b2e3-4a0f-a255-29bce13a0291.jpg)
헨리(HENRY, 1988, OIL ON CANVAS 24 X 24", ⓒ David Hockney)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엄마(Mum, 1988-1989, Oil on canvas 16 1/2" x 10 1/2", ⓒ David Hockney) [사진 Collection The David Hockney Foundation, 그린나래미디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2a54590e-5afd-4c49-807f-6ac3ccb9dc8a.jpg)
엄마(Mum, 1988-1989, Oil on canvas 16 1/2" x 10 1/2", ⓒ David Hockney) [사진 Collection The David Hockney Foundation, 그린나래미디어]
![호크니가 부모님을 그린 '나의 부모님'(1977, 캔버스에 유채, 182.9ⅹ182.9 cm.ⓒ David Hockney, Collection Tate, U.K. ⓒ Tate, London 2019) [사진 서울시립미술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0/48c90c0f-50b4-4bd9-83b4-938bad5be4a1.jpg)
호크니가 부모님을 그린 '나의 부모님'(1977, 캔버스에 유채, 182.9ⅹ182.9 cm.ⓒ David Hockney, Collection Tate, U.K. ⓒ Tate, London 2019) [사진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