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 위해 시민들이 앞장선다”…‘제2회 코리아 평화의 날’

전국의 시민들이 6일 군사분계선과 지척인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 모여 한마음으로 남북평화를 염원했다. 이곳은 남북 간 긴장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주민·지자체와 납북자가족단체·탈북민단체 간에 ‘남·남 갈등’이 최근 이어지는 장소다.  

강원 철원 국경선평화학교는 6일 오전 11시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 3000여 명과 함께 임진각에 모여 남북평화를 위한 ‘2025 제2회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를 열었다.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2025 제2회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장으로 불교ㆍ개신교ㆍ천주교ㆍ원불교ㆍ유교ㆍ천도교ㆍ민족종교 등 7대 종교 종교인들로 구성된 DMZ평화순례단이 입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강원도 고성에서 출발해 인제~양구~화천~철원~연천을 거쳐 파주 임진각까지 385㎞를 19일 동안 걸으며 평화를 기원했다. 김정훈 기자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2025 제2회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장으로 불교ㆍ개신교ㆍ천주교ㆍ원불교ㆍ유교ㆍ천도교ㆍ민족종교 등 7대 종교 종교인들로 구성된 DMZ평화순례단이 입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강원도 고성에서 출발해 인제~양구~화천~철원~연천을 거쳐 파주 임진각까지 385㎞를 19일 동안 걸으며 평화를 기원했다. 김정훈 기자

전국 시민 3000여 명 파주서 남북평화 기원

국경선평화학교가 주최하고 시민행사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군사적 대립지역인 남북 국경 마을에서 전쟁 재발을 막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시민들은 남북한 대립이 첨예한 접경지역에서 시민평화의 문화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과 해외의 시민 72인으로 행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시민들은 이날 ‘시민평화선언문’을 통해 새로 선출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게 “남북 평화를 위해 시민들이 앞장서고 정부는 그 뒤를 따르는 방식으로 대북 정책을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는 지난 80년 동안 정부 주도로 구축한 남북 관계가 현재 악화한 상태에 이르렀기에 시민 참여 평화운동으로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뿐 아니라 북한 정부에게도 적대적인 남북한 관계 정책의 전환을 요청하고, 7·4 남북공동성명에서 남북이 약속한 대로 자주·평화·민족 대단결 정신을 지켜달라고 했다.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DMZ평화순례단과 함께 하는 한반도평화대회에서 DMZ생명평화순례단 종주팀원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DMZ평화순례단과 함께 하는 한반도평화대회에서 DMZ생명평화순례단 종주팀원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를 제안한 정지석 철원 국경선평화학교 대표는 “코리아 평화의 날 운동은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시민평화 운동이다.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시민들이 많아질 때 남북 코리아의 평화는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 평화교육의 날이기도 한 평화의 날 행사는 내년엔 경기 연천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 행사는 곧 북쪽 마을에서도 함께 열려 남북 시민들의 평화통일 축제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DMZ평화순례단과 함께 하는 한반도평화대회에서 참석한 전국의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훈 기자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DMZ평화순례단과 함께 하는 한반도평화대회에서 참석한 전국의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정 대표는 현충일을 코리아 평화의 날로 정한 이유에 대해 “전쟁으로 희생당한 이들을 기리는 현충일이 지향하는 정신이 평화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코리아라는 영어식 표현을 사용한 것은 남북의 국가명이 한글로는 각각 다르지만, 영어는 모두 코리아를 사용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통용되는 이름이고, 영원히 같은 민족이고 하나의 나라(One Korea)라는 통일의 희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소장은 “오늘 행사는 이 땅에 더는 전쟁이 없기를 바라는 모든 국민의 열망과 세계인들의 희망을 표출하는 자리”라며 “남북이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와 교류를 통해 전쟁을 방지하고 대화와 화해를 통해 한민족이 하나로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7대 종교 DMZ 평화순례단, 385㎞ 걸어 참여  

이날 행사는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유교·천도교·민족종교 등 7대 종교 종교인들의 DMZ 평화순례단 입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강원도 고성에서 출발해 인제~양구~화천~철원~연천을 거쳐 파주 임진각까지 385㎞를 19일 동안 걸으며 평화를 기원했다.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DMZ평화순례단과 함께 하는 한반도평화대회에서 참석한 전국의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훈 기자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DMZ평화순례단과 함께 하는 한반도평화대회에서 참석한 전국의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훈 기자

행사에서는 전국 17개 공연팀이 참여한 코리아시민평화음악회, 남북 청년들의 평화 버스킹, 숲속 천막 평화교실, 먹거리 체험 등 다양한 시민참여 평화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오후 5시 모든 시민이 손을 잡고 남북한 평화통일의 메시지를 담은 ‘임진강의 노래’(최원영 작사·작곡)를 부르며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