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 함에서 출동한 MH-60S 시호크 헬기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뒤로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이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에서 생산된 원유가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하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좁은 바다 길목이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8/ff9bc8ef-ae02-4d56-8ac9-8ef9aac19c11.jpg)
미국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 함에서 출동한 MH-60S 시호크 헬기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뒤로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이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에서 생산된 원유가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하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좁은 바다 길목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최소 39㎞ 좁은 병목…특정국 도발에 취약
![정병두 국방장관(오른쪽)이 지난 9일 방한한 미국의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을 만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에스퍼 장관은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구성에 한국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8/753dce0c-729a-4ca0-a440-a80c10eedb28.jpg)
정병두 국방장관(오른쪽)이 지난 9일 방한한 미국의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을 만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에스퍼 장관은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구성에 한국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원유 매장량 3분의 2 묻혀
페르시아 만은 의외로 좁은 바다다. 면적이 25만1000㎢로 한반도 정도이며, 동해(97만8000㎢)의 약 4분의 1, 서해(보하이 만을 포함해 38만㎢)의 약 3분의 2 수준이다. 서쪽 끝인 이란·이라크의 샤트알아랍 수로(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이 만나 바다로 이어지는 수로)에서 동쪽 끝인 호르무즈 해협 사이의 거리가 989㎞ 정도다. 남북은 거리가 가장 넓은 곳이 중간 해역의 340㎞, 좁은 곳이 동쪽 끝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에 가까운 수로로 항해해야
![호르무즈 해협. [중앙일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8/07ccc207-5ea4-49bb-91f6-b72fa333f31b.jpg)
호르무즈 해협. [중앙일보]
좁고 얕아서 미 해군 항모·잠수함 작전 어려워
게다가 호르무즈 해협에 가까운 섬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비행장과 항구, 그리고 군 기지가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페르시아 만에 접한 이란 본토의 해안지역도 마찬가지다. 미국 해군, 특히 전력의 핵심인 항공모함이 페르시아 만에서 군사적으로 이란을 견제하는 작전을 펴기가 만만치 않은 이유다.
항공모함은 기본적으로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적의 영토나 적함에서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작전을 펼 수밖에 없다. 미 해군 항공모함은 단독 작전은 펼치지 않고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그리고 잠수함과 함께 전단을 이뤄서 작전을 펼친다.
해상은 물론 해저에서도 항모 주변으로 접근하는 선박은 철저히 통제된다. 미 해군 구축함과 순양함은 이지스 전투 체계를 갖춰 고속으로 함정에 접근하는 적의 항공기와 미사일을 최대 24개까지 탐지·추적·조준해 미사일로 제거하는 게 임무다. 고속정 같은 작은 표적이 접근하면 기관포 등으로 제거한다. 항모 전단의 구축함과 순양함은 항모 호위뿐 아니라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 미사일 등을 발사해 지상 목표물을 무력화하는 데도 동원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의 호위 임무를 맡은 미국 공군 소속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페르시아 만 상공에서 재급유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8/f6b3e1b7-a8a5-4e33-9e85-c9fe300717c9.jpg)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의 호위 임무를 맡은 미국 공군 소속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페르시아 만 상공에서 재급유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6월 유조선 공격 이후 긴장 상태
하지만 6월 1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란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라며 비난했다. 폼페이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중국·한국을 지적하며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열려있도록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때 한국에 대한 호르무즈 파병 요청 의사가 있음을 처음으로 비친 셈이다.
![미군 군함이 지난 7월 8일 이란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한 페르시아 만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의 분쟁 구역(왼쪽). 영국 정부는 분쟁 구역에서 영국 선적 민간 선박에 대한 호위를 제공하기로 했다. 오른쪽 사진은 영국 해군 구축함 몬트로즈 함. [연합뉴스·EPA=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8/8c4a587c-9baa-41b0-a55e-79f3b14df2fe.jpg)
미군 군함이 지난 7월 8일 이란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한 페르시아 만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의 분쟁 구역(왼쪽). 영국 정부는 분쟁 구역에서 영국 선적 민간 선박에 대한 호위를 제공하기로 했다. 오른쪽 사진은 영국 해군 구축함 몬트로즈 함. [연합뉴스·EPA=연합뉴스]
트럼프, “중국, 원유 91%를 해협 통해 얻어”
미국 주도 호위연합체 구성 난항
호위연합체에 대해 독일은 지난달 30일 미국의 참가 요청을 받고 다음날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 5일 참가를 사양하고 유럽연합(EU) 차원의 활동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은 호위연합체에는 참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해상자위대를 보내 유조선 호위 활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지난 2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 주도 호위연합체 참가 의사를 밝힌 나라는 영국뿐이다. 영국도 처음에는 참가에 부정적이었으며 유럽연합(EU) 주도의 별도 호위 전단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취임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임명한 도미니크 랍 외무장관과 벤 월리스 국방장관은 지난 5일 참여 의사를 밝혔다.
영국 해군은 7월 4일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지중해 서쪽 끝의 지브롤터 남쪽 바다에서 억류했으며 7월 19일에는 영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억류됐다. 그레이스 1호는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무시하고 이란의 사실상 동맹국인 시리아에 원유를 공급하려고 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영국은 호르무즈 긴장을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인 미국의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JCPOA) 탈퇴에는 부정적이다. 영국은 2015년 5월 다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함께 JCPOA를 이뤄냈으며 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중국도 참가를 검토 중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이 지난 8일 보도했지만 상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이 방송은 한국은 아덴만에서 해적 퇴치와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는 쳥해부대의 작전 해역을 호르무즈 해협 쪽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고속정에서 바라 본 영국 유조선의 모습.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8/92295930-bf40-4dc6-abd7-bff2f353b1c4.jpg)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고속정에서 바라 본 영국 유조선의 모습. [AP=연합뉴스]
호르무즈 파병은 복잡한 국제정치 방정식
반면 한국의 국제적인 역할을 크게 확대할 수도 있다. 미국에는 '급할 때 손잡아주는 동맹국'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 외교에서 상당한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