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침공 위한 세번째 항모 '푸젠' 서해서 시운전…주한미군 차단 훈련 했나

중국이 최근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며 자신들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최신예 푸젠함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당시 항모에서 J-35 스텔스기 사출 시험이 실시됐는지 여부를 놓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군 안팎에선 중국이 서해에 항모를 띄운 건 향후 영유권 주장은 물론 대만해협 유사시 미 증원전력 차단 등 군사적 주도권까지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상에서 시험 운행 중인 중국 항공모함 푸젠함. AP=연합뉴스

해상에서 시험 운행 중인 중국 항공모함 푸젠함. AP=연합뉴스

푸젠함의 PMZ 훈련, 전력화 임박 신호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푸젠함은 중국이 지난달 22~27일 서해에서 실시한 군사 훈련에 참가전력으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앞서 해당 기간 동안 PMZ 내 3곳을 항행금지 구역으로 일방적으로 설정하면서 군사훈련을 예고했다.  

약 6일간 진행된 훈련은 PMZ 안팎을 오가면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PMZ 내에 푸젠함이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은 확인이 제한된다”며 “푸젠함이 PMZ에 들어온 상태에서 J-35 스텔스기 캐터펄트(사출기) 시험에 나섰는지는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랴오닝함과 산둥함에 이은 중국의 세번째 항모 푸젠함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할 때 필수 전력으로 꼽힌다. 괌과 일본 열도의 미군 기지, 남중국해를 동시 압박하는 데 항모 세 척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면 중국이 푸젠함을 통해 마지막 퍼즐을 맞춘 셈이다.  

이는 중국이 2022년 6월 진수한 푸젠함의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을 시작으로 푸젠함은 현재까지 최소 8차례 해상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1일로 예고된 선박 통제 공지를 근거로 같은 날 8차 시험이 실시됐으며, 중국 장강 하구에서 J-35 사출 시험도 함께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번 PMZ 상에서의 훈련이 이튿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실시된 것으로 미뤄 중국은 8차 시험 직후 잇따라 PMZ에서 푸젠함을 시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 연안 서해에서 구역을 PMZ 내 중간선 너머까지 확장해 곧바로 추가 시험을 겸한 훈련에 나섰을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인해방군 해군 항공모하인 푸젠함 갑판 위에 J-35로 보이는 전투기 목업(모형)이 올려져 있다. X@Hurin92

중국 인해방군 해군 항공모하인 푸젠함 갑판 위에 J-35로 보이는 전투기 목업(모형)이 올려져 있다. X@Hurin92

중국이 지난달 PMZ 내 항행금지 구역 3곳을 설정하면서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과 겹치는 수역에 2곳을 둔 건 임박한 전력화를 염두에 둔 실전 훈련 목적으로도 읽힌다. 이르면 올해 내 정식 배치가 예상되는 푸젠함의 모항은 명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남해함대보다 서해 북해함대 관할 지역에 위치할 수 있다는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북해함대는 산둥성과 랴오닝성 주변 발해만과 서해 해역에서 작전을 담당한다.

中, PMZ 영유권 주장 포석…부표와 훈련으로 가시화  

 
PMZ는 2000년 한·중 어업협정 체결 당시, 서해상 해양경계 협상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어업 분쟁 조정을 위해 양국 EEZ가 겹치는 해역에 설정된 수역이다. 영해가 아닌 공해인 만큼 군사 훈련이 불가능하진 않다. 한국군 역시 중국의 군사훈련이나 함정 등장에 따라 맞대응 성격으로 PMZ에 함정을 띄우는 등 견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PMZ에 구조물을 설치하고 부표를 띄우는 움직임과 맞물려 이번 훈련도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해군에 따르면 6일 현재 서해 PMZ 안과 주변부에는 중국의 부표 13개가 띄워져 있다. 특히 동경 123~124도에 부표의 상당수가 자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인근 수역을 자국군의 해상작전구역(AO)으로 일방 선포하기도 했는데, 영유권 주장을 위한 포석을 부표와 훈련으로 가시화하고 있을 수 있다. 

美, 中 대만 침공 놓고 “리허설 진행 중”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써온 전형적인 ‘회색지대’ 도발 수법과 유사하다고 볼 여지가 크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의 이 같은 서해 ‘내해화(內海化)’ 작업이 유사시 대만해협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이 내해화를 노리는 서해 수역은 주한미 7공군의 작전 반경”이라며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주한미군이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결국 중국 입장에선 대만을 장악하려 할 경우 이 지역을 둘러싸고 미 증원전력 차단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북해함대의 남하 루트를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랴오닝함이 지난달 25~26일 오키나와현(沖縄県) 구메지마(久米島) 북서쪽 190㎞ 해역에서 함재기를 띄운 데 이어 27일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로 남하한 상황도 대만 침공과 연계된 훈련일 가능성이 있다. PMZ와 동시 훈련을 통해 세부 시나리오를 점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본 방위성은 "의도는 불분명하지만 중국 해군 함정의 활동이 날로 확대되고 활발해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랴오닝함 갑판 위 J-15(왼쪽)와 J-35(오른쪽) 목업이 올려져 있다. 웨이보

랴오닝함 갑판 위 J-15(왼쪽)와 J-35(오른쪽) 목업이 올려져 있다. 웨이보

 
미국이 이런 중국의 해상 훈련 직후 공개 경고에 나선 것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감행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추라고 명령했다는 건 이미 공개된 사실”이라며 “중국군은 매일 훈련하며 실제 상황에 대비한 리허설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설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동맹과 우방의 ’안미경중’ 기조도 저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