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만주스의 정체는 이름 그대로 5일 동안 마시는 주스입니다. 레몬 1개와 파슬리(60g), 물 한 컵(300mL)를 갈아 아침 공복 상태에 마시면 됩니다. 2012년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주치의가 제안한 방법으로, 많은 미국 스타들이 이를 통해 5일 동안 5kg 정도 감량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끈 뒤 올해 국내에도 소개됐습니다.
식사 조절을 따로 하지 않고 평상시 생활 패턴을 그대로 지키면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다이어트법이라는 점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레몬 5개와 파슬리 300g을 묶어 파는 세트 상품도 출시됐습니다. 쉽게 먹을 수 있게 레몬과 파슬리를 건조해 분말로 만든 제품도 등장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습니다.
체험기를 보면 100kg 안팎의 고도비만 상태에선 5일이 지난 후 3~4kg 정도가 빠졌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60~70kg 정도의 체중을 가진 사람은 1~2kg 감량의 효과를 봤다는 게 일반적입니다. 일반 성인의 경우는 허리둘레 감소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데, 1~5cm 정도 허리둘레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5일 동안 주스를 한 컵 마셨을 뿐인데 말이죠.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도 크다고 합니다.
다이어트 효과 내는 디톡스
지용성 독소가 가장 많이 분포된 곳은 복부 부위에 있는 내장 지방입니다. 그래서 살을 빼도 지용성 독소는 잘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뚱뚱한 사람에게만 지용성 독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정아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아무리 날씬한 몸매라고 해도 어느 정도의 지방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용성 독소를 제거하지 않으면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가 오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용성 독소는 인스턴트 음식, 가공육, 아이스크림 등에 들어가는 식용색소·보존제 등 식품첨가물에 많습니다. 세정제·화장품 등 생활용품, 심지어는 미세먼지를 통해서도 지용성 독소를 흡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몸 속에 쌓이게 된다는 거죠.
파슬리·레몬으로 지용성 독소 배출
여기서 주목할 건 바로 파슬리입니다.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녹색 채소지만 '미리스티신'이라는 성분이 간 해독 과정에 필요한 효소를 활성화해 지방 연소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는 지방을 줄이고 대사작용을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파슬리가 갖고 있는 풍부한 불용성 식이섬유가 장까지 내려가 지용성 독소를 흡착해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켜주고요. 파슬리 속 칼륨도 신장 기능을 높여 몸이 붓거나 푸석푸석한 느낌, 몸이 무거운 느낌을 빠르게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먹기 힘들지만, 5일이라면!
가장 먼저 본 효과는 변비 해결입니다. 평소 심한 변비로 힘들었는데 주스를 마시고는 매일 화장실을 갈 수 있었습니다. 주스에 들어간 식이섬유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로 보입니다. 식사를 평소와 똑같이 하고도 첫날 0.3kg, 둘째 날 0.4kg 식으로 조금씩 체중이 줄었습니다. 5일 뒤엔 총 1.3kg이 줄었습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드라마틱한 체중 감량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식사 조절이나 운동을 하지 않고도 살이 빠졌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몸은 확실히 가벼워졌습니다.
올바른 오일만주스 다이어트 방법
휴식기를 가지는 이유는 레몬의 산 성분이 식도와 위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고 가벼운 산책 등 운동을 함께 하면 더 높은 다이어트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단, 오일만주스는 칼륨 함량이 높아 평소 신장·콩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습니다. 위가 약하거나 위염이 있는 사람도 레몬의 산성으로 속이 쓰릴 수 있으니 조절해야 합니다.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일러스트=노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