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화장품 브랜드 '원데이즈유'를 운영하고 있는 고현호(오른쪽)·안채현 대표 부부. 윤경희 기자
시작은 안씨 언니의 하소연이었다. "임신 중이었던 언니가 '임신부에게 안전한 화장품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는 말을 듣고는 피부에, 몸에 안전하고 좋은 성분으로만 만든 화장품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안씨의 결심을 들은 남자친구는 자신이 모아 놓은 자금을 내놓으며 창업을 권유했고, 이들은 2015년 그렇게 화장품 회사 '오유 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유통 경력이 많은 고씨는 영업과 경영을 담당하고, 안씨는 상품 개발과 브랜딩, 마케팅을 맡았다. 고씨는 대표로, 안씨는 본부장으로 직함을 정했다. 결혼은 그로부터 3년 뒤인 2018년에 했다. 결혼 자금으로 모아 놓은 돈을 모두 화장품 만드는 데 써버린 탓에 가족들과 함께 조촐하게 모여 식을 올렸다.
성공 전략<1> 자신이 쓰고 싶은 물건을 개발
![부부의 히트작 '피지 쏙쏙 노 모어 블랙헤드'. [사진 오유 인터내셔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31/e68b52eb-7703-4cf2-ada4-2d6d04df9ce1.jpg)
부부의 히트작 '피지 쏙쏙 노 모어 블랙헤드'. [사진 오유 인터내셔널]
"결혼 준비를 하면서 피부 관리에 관심이 생겼는데, 코에 있는 블랙헤드를 제거하기 위해 당시 인기를 얻은 코팩은 모공을 더 크게 만들었어요. 또 붙였다 떼어내는 방식이다 보니 피부에 자극이 심하더라고요. 피부에 자극 없이 피지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또 좋은 성분만 넣어서 화장품을 만들 순 없을까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화장품이에요."
안 본부장의 말이다. '이런 화장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든 이 코팩은 지난해 3월 출시한 뒤 지금까지 20만 개 이상이 팔려 나갔다. 출시 직후엔 포털 네이버 쇼핑의 코팩 부분 1위까지 올랐고, 지금까지 상위 순위를 지키는 인기 상품이 됐다.
![각질제거와 피부 진정 효과를 내는 토너 패드 '닥토패드'. [사진 오유 인터내셔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31/d6b67a15-8d76-4451-9557-6f9cd061a797.jpg)
각질제거와 피부 진정 효과를 내는 토너 패드 '닥토패드'. [사진 오유 인터내셔널]
![클렌징 마스크 '매직 문 라이트 필링 클렌징 마스크'. [사진 오유 인터내셔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31/e77d597d-cd00-4266-83b6-45497cc13dd9.jpg)
클렌징 마스크 '매직 문 라이트 필링 클렌징 마스크'. [사진 오유 인터내셔널]
성공 전략<2> 한 달에 한 개, 신제품 출시
고생해서 개발한 제품의 복제품이 나왔을 땐 마음고생이 더 심했다.
(고 대표) "유리 소재로 만든 와펜 형태의 모기퇴치제(글로우 플레이)였는데, 중국 도매상들이 아이디어가 좋다면 사가더니 바로 가품이 나왔어요. 잘 아는 중국 도매상 한 분에게 '중국에서 이 제품이 히트를 쳐서 500만개 이상 팔린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을 땐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국제 소송을 할까 준비도 했지만 결국 포기했어요. 다음 제품부터는 무조건 미리 상표 등록을 하는 등 가품 대비부터 해요."

개발한 제품을 앞에 놓고 개선 방향을 의논하고 있는 안 본부장(왼쪽)과 고 대표. 윤경희 기자
성공 전략<3> 품질이 최우선
성적도 꽤 좋은 편이다.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을 모두 1만개 이상씩 팔았으니 말이다. 코팩에 이어 피부 진정과 각질제거 효과를 내는 토너패드(닥토패드)는 8만 개가 팔려나갔다. 최근엔 각질 제거와 클렌징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클렌징 마스크(매직 문 라이트 필링 클렌징 마스크)가 인기를 얻는 중이다.
이들은 경쟁이 치열한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히트작을 낼 수 있었던 이유를 '작은 회사의 힘'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 "대기업에서는 데이터가 없는 제품은 출시 자체를 안 해요.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제품만을 출시하죠. 하지만 우리 같은 작은 기업은 정확하고 철저한 데이터보다는 소비자의 마음을 보고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더 빠르고 과감하게 할 수 있죠. 유통 양이 적으니 좋은 성분을 더 많이 사용할 수도 있고요."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