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전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45) 성신여대 교수는 SNS를 통해 제보 받은 사진을 25일 공개했다.
서 교수는 “개막식 때부터 경기장 내 외국인들이 욱일기 문양의 머리띠를 둘러매고 응원하는 사진들이 많았다. 도쿄 거리 곳곳에서도 발견 됐다며 네티즌들이 제보를 해줬다”고 전했다.
욱일기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나라를 침공할 때 사용했던 제국주의 군기다. 일장기의 붉은태양 주위에 아침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국제사회에서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卍 뒤집어 놓은 모양)은 철저히 금기시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욱일기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서 교수는 “서양인들은 욱일기가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임을 잘 모르기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응원자체를 제재하지 않은 주최국 일본이 더 큰 문제”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럭비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일본 뿐만이 아니라 본선에 진출한 다양한 국가에서 욱일기 디자인을 이용한 영상 및 안내판 등이 제작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통신사 보다폰에서 만든 영상은 럭비 월드컵을 응원하며 욱일기를 등장시켰다. 영국 내 럭비 월드컵 중계를 소개하는 펍 안내판에도 욱일기가 등장했다.
서 교수는 “이러한 모든 상황에 대해 럭비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럭비위원회에 항의를 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 전방위로 사용되고 있는 욱일기를 없애기 위해 더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은 내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워 논란이 되고 있다. 패럼림픽 메달 문양 역시 욱일기를 연상시킨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