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02/d363f078-7fa4-460f-9800-af4cbbc9e46c.jpg)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이 총재는 이어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전개와 국제 금융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신용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에 따라 한은이 시장 안정에 필요한 또 다른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총재 “비상 상황 안전장치 마련해야”
규정은 있지만 시행된 적은 없다. 한은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종금사 업무 정지 및 콜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한국증권금융(2조원)과 신용관리기금(1조원)에 대출해준 게 그나마 비슷한 사례다. 하지만 특정 기업 지원에 활용한 적은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한은이 언제든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신호 정도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추석 자금을 방출하는 모습. (뉴스1 DB) 2020.3.26/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02/f6f1e0c4-1766-4065-bbc1-4fb37a701f92.jpg)
한국은행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추석 자금을 방출하는 모습. (뉴스1 DB) 2020.3.26/뉴스1
RP 대상증권은 국채, 공공채, 은행채 등이다. 회사채는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증거금 추가 납부(마진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회사채를 팔아 자금 마련에 나서면서 단기 자금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일이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매각이 늘면 아무래도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데 한은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 갈 수 있으면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회사채 직접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현재 구조상 한은이 회사채나 CP를 직접 살 순 없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처럼 정부가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V)에 자금을 제공해 회사채·CP를 매입하는 우회로가 있다. 사실상 정부가 보증하는 형태다. 한은 관계자는 “비상 상황에서 어떤 방안이든 쓸 수 있겠지만, 추가로 논의해야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