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머니]총선=주가하락? 지난 5번 선거 다 그랬다는데···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과연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과거 총선 결과만 보면 평균적으로 총선 후 주가가 내리는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선거 결과 때문만은 아닙니다. 

셔터 스톡

셔터 스톡

#지난 선거 때는 어땠을까

=2000년 이후 치러진 다섯 번의 총선만 보면 선거 후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5번의 총선을 분석한 결과다. 코스피지수는 총선 1주일 후 평균 1.6%, 한 달 후에는 5% 하락했다.

=총선 한 달 후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건 18대 총선(2008년 4월 9일)이 유일하다. 다만 이후 리먼브라더스 파산 등으로 코스피 지수는 1764.64(4월 10일)에서 1124.47(12월 30일)까지 떨어졌다.

=‘총선=주가 하락’인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 김 연구원은 “평균의 오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 폭이 큰 16대 총선과 17대 총선 후에는 미국 IT 버블 붕괴, 중국 정부의 긴축재정 선언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 17대 총선 후인 2004년 4월에는 코스피 지수가 936.06(4월 23일)에서 862.84(4월 30일)까지 내렸다.  

 


#이번 선거는 어떨까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졌다. 경기 하락 등의 다른 변수의 힘이 커 선거 결과가 주식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못될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각종 대외요인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선거 결과를 놓고 주식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면, A정당이 이긴 결과 등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해몽’처럼 사후적인 해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12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피셔인베스트먼트의 창립자인 켄 피셔는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라는 책을 통해 “어느 한 정당이 장기 주식 투자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후보 당선 때도 하락하는 테마주

=이번 총선 때도 어김없이 유력 주자와 연계된 테마주가 등장했다. 남선알미늄(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한창제지(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테마주는 선거가 끝나면 후보자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하락해 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6~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테마주 7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선거 후 5일간 누적비정상수익률은 평균 -7.7%였다. 특히 당선자 테마주의 평균 수익률은 -9.5%로, 낙선자 테마주의 수익률 평균(-5.7%)보다 나빴다. 누적비정상수익률은 해당 종목의 과거 주가 등을 통해 구한 정상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의 차이다. 남 연구원은 “선거 시점을 전후로 정치테마주의 성과가 매주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이미 테마주 주가는 최고점에서 하락했다. 최근 한 달(3월 13일~4월 14일)만 보면 남선알미늄은 4월 6일 6900원(종가 기준) 최고가를 기록한 후 14일 4995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창제지도 3월 31일 3710원이 최고가였고, 4월 14일에는 2345원으로 하락했다.  

안효성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