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 학원’ CMS, 세계1위 게임엔진기업과 협업하는 이유

실시간 코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에듀테크 시장에 도전하는 씨엠에스에듀 이충국 대표. 변선구 기자

실시간 코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에듀테크 시장에 도전하는 씨엠에스에듀 이충국 대표. 변선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Untact‧비대면)가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떠올랐다. 교육은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유럽 등 대다수의 국가가 온라인 수업으로 등교 수업을 대체했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원격수업을 도입하는 교육기업도 늘고 있다. 초·중학생 대상 사고력·영재교육으로 유명한 씨엠에스에듀도 온라인 수학‧코딩교육으로 에듀테크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씨엠에스에듀는 최근 게임엔진 분야의 세계 1위 업체 유니티(Unity)와 교육플랫폼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아바타를 활용한 실시간 코딩교육 프로그램을 출시하기 위해서다. 

19일 기자와 만난 이충국 씨엠에스에듀 대표는 “원격수업으로 모든 학생이 스마트 기기와 IT인프라를 갖춘 지금이 온라인 교육으로 확장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교육 패러다임도 언택트로 바뀌는 듯하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다. 수업을 듣고 싶은데 감염 우려에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데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씨엠에스에듀는 코로나19 사태 2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온라인 사고력 클래스’를 준비해왔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수학 사고력 수업을 똑같은 방식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현재 서울 강남에서 초등학교 2~5학년 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국내는 물론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한 가정집에서 한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학생이 온라인 개학에 맞춰 EBS 강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한 가정집에서 한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학생이 온라인 개학에 맞춰 EBS 강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사고력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는 게 가능한가.
수학 사고력 수업은 주입식으로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관찰‧토론 등을 통해 개념원리를 깨닫는 게 핵심이다. 강사‧학생 간의 소통과 학습 도구인 교구 개발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수업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재 학원에서 사용하는 블록‧퍼즐 등 600여개 교구를 디지털로 개발 중이다. 초등 저학년 대상 ‘쌓기나무’ 수업을 예로 들면 학생들은 현장에서 그림을 보고 평면도‧전개도를 그리고 블록을 쌓는다. 온라인에서는 마우스 클릭으로 블록을 쌓거나 평면도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관찰‧추론‧공간지각능력을 기를 수 있다.
 


요즘 코딩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간단히 말해 코딩은 컴퓨터에 내릴 명령문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작성하는 과정이다. 가까운 미래엔 현재 우리가 언어로 대화하는 것만큼 코딩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초등 5·6학년은 연간 17시간 정규과정으로 코딩을 배운다. 씨엠에스에듀는 2014년 ICT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17년 9월부터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학생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진행 중이다.
 

코딩을 배우러 학원에 꼭 다녀야 하나.
코딩은 마음만 먹으면 무료로 배울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내놓으면서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씨엠에스에듀에선 코딩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 입문단계부터 시작해 파이썬‧C언어를 이용해 모바일앱이나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게임을 만드는 전문가 단계까지 있다. 학원의 메이커 공간에는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같은 장비를 마련해 놨다. 학생이 기획‧제작‧판매까지 할 수 있다. 청각 장애가 있는 할아버지를 위해 음파로 음악을 들려주는 스피커를 만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연한 학생도 있다.
CMS영재교육센터 학생들이 교구를 이용해 수의 원리를 깨닫고 있다. 사진 씨엠에스에듀

CMS영재교육센터 학생들이 교구를 이용해 수의 원리를 깨닫고 있다. 사진 씨엠에스에듀

온라인을 통한 코딩교육도 준비한다던데.
지난 14일 게임엔진 세계 1위 기업 유니티와 쌍방향 교육플랫폼 개발‧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유니티는 3D·AR·VR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제공한다. ‘포켓몬고’를 포함한 전세계 모바일 게임의 절반이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했고, 지난해 개봉한 디즈니의 ‘라이언킹’ 실사영화도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됐다. 씨엠에스에듀는 유니티와 함께 아바타를 활용한 실시간 반응형 코딩교육 프로그램 ‘C4K’(coding for kids)를 개발해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씨엠에스에듀는 영재교육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지난 1997년 융합사고력·영재교육 학원으로 출발한 후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수상자와 영재학교 합격자를 다수 배출했다. 지난해 KMO 수상자는 484명으로 전체(1965명)의 24.6%가 우리 학원 출신이다. 올해 영재학교 합격자는 304명으로 전체 영재학교 선발인원(789명)의 38.5% 차지했다. 사고력 수학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1+1'의 답이 가르치는 게 아니라 '1+1'이 왜 2가 되는지를 가르친다고 보면 된다. 이런 수업 덕에 아이들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온라인 교육에서도 이런 철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코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에듀테크 시장에 도전하는 씨엠에스에듀의 이충국 대표. 변선구 기자

코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에듀테크 시장에 도전하는 씨엠에스에듀의 이충국 대표. 변선구 기자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