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참변 곡성 산사태…주민들 "국도확장 공사장 토사 무너진것" [드론 영상]

경찰이 사망자 5명이 발생한 전남 곡성 성덕마을 산사태의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주민들은 8일 마을 위쪽 능선 꼭대기 부분에 위치한 국도 15호선 확장 공사장에서 나온 토사가 마을을 덮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폭우 그치면 전문가 조사

 
전남 곡성경찰서는 이날 “집중호우가 그치면 전문가와 함께 성덕마을에서 일어난 산사태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께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주택 5채가 매몰됐다.
8일 총 5명의 사망자가 확인된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사고 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8일 총 5명의 사망자가 확인된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사고 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과 소방당국은 8일까지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매몰 현장에서 5명을 찾았지만, 모두 숨졌다. 주민들은 사고의 원인으로 인접한 국도 15호선 확장 공사장을 지목했다. 국도 15호선 확장 공사는 전남도 도로관리사업소 발주로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완공은 2021년 12월께다.
 

주민들 “공사장에서 토사 유출 가능성”

 
중앙일보 취재팀이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산사태 현장을 보면 국도 15호선 공사장부터 마을까지 토사가 흘러내린 흔적이 나타난다. 성덕마을 주민들은 경찰 등에 “국도 15호선 도로 확장 공사장에 쌓인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8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에 산사태 때문에 밀려든 토사가 산 능성까지 이어져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8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에 산사태 때문에 밀려든 토사가 산 능성까지 이어져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은 “국도 15호선 공사장이 사고 원인인지 확인해보겠다”면서도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볼지 밝히기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경찰 “일반적 산사태는 하단부터 시작”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산사태의 경우 위에서부터 토사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하단부에서부터 무너져 지지기반이 사라지면 순차적으로 붕괴한다”며 “국도 15호선 공사장이 기점이라면 일반적인 경우와는 반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이 8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소방당국과 경찰이 8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주민들은 “2~3일 전 공사장에서 발파작업이 있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국도 15호선 공사장이나 산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은 먼 거리에서 발파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의 양도 상당히 많아 공사장 하단부에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따져보기 어려운 악조건도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곡성군청에서 재난 상황이나 주민들의 진술을 종합하고 있다”며 “산사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주민들이 지목한 원인을 따져본 뒤 문제가 발견된다면 수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곡성=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