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눌러 쓴 "올 추석은 죄송합니다"
(서울 구로구청 한 직원의 편지)
서울 구로구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편지쓰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손편지를 써 보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손편지 쓰기 공모전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마음이라도 전달하자는 취지다. 다음 달 11일까지 이어지는 공모전에 접수된 이야기들은 애틋하다.
구로구, 홀로 추석 보낼 부모님께 편지를…
꿈속에서 만난 부모님 이야기도 적었다. ‘지난해 봄 문득 제 꿈속에 큰 형과 함께 오셔서, 고등학생이었던 제가 집에 들어오는 걸 반갑게 맞으면서 “어서 와라, 여기 따뜻한데 들어와 누워봐라” 이야기하셨는데, 이불이 덮인 그 자리는 방안이 아니고 땅바닥이었어요. 이불을 들치고 돌아가신 큰 형 옆에 들어가 부모님과 넷이 함께 누웠는데, 너무도 따뜻하고 편안했어요. (중략) 그 시절 집에 잘 안 들어오던 저 때문에 매일같이 걱정하시던 부모님 심정을 이제야 제가 깨닫게 된 것이겠지요.’
홀로 추석 보낼 청년에겐 '명절 밥상'과 도시락
양천구는 명절에 쓸쓸하게 보낼 결식아동을 위해 '엄마 도시락'을 준비했다. 그간 밥과 국, 반찬 등 명절 음식을 마련해 직접 배달했지만 올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해 방식을 바꿨다. 아이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류와 송편, 컵밥과 설렁탕 등으로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배달 후엔 끼니를 걱정할 부모에게 안심 문자를 보내 배달 결과도 알려준다.
고향 집을 방문하는 대신 집에 머무는 가정이 많은 이번 추석 연휴에는 '착한 소비 운동'도 진행된다. 지역 음식점이나 미용실, 꽃집 등에서 영수증을 모아 10만원 이상 지출한 것을 주민센터에 내면 마스크 5장과 손 소독제를 선착순으로 준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추석 연휴 기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방역 강화, 취약계층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