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 명예교수는 고가의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날 기자와 인천공항에서 마주친 이 명예교수는 여행 목적을 묻는 질문에 “그냥 여행가는 거다. 자유여행”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노출 염려에 대한 물음엔 “걱정된다. 그래서 마스크 많이 갖고 간다”고 답했다.
배우자인 강 장관의 의견이 있었느냐는 물음엔 “서로 어른이니까 ‘놀러 가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고 생각한다)”며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는가.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의 블로그와 KBS 보도를 종합하면 그는 미국 여행 준비로 9월 중 자신의 짐과 창고 등을 정리했고 미국 비자(ESTA)도 신청했다. 이 명예교수의 구체적인 미국 여행 목적은 요트 구입과 미국 동부 해안 항해인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중순부터 블로그를 통해 요트 여행을 준비하는 글을 올렸다. 이 명예교수 블로그 캡처
이 명예교수는 지난달 29일 블로그에 ‘크루징 왜 떠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앞으로의 크루징은 요트에서 같은 장소에서 한동안 살다가 심심하면 이동하는 기본적으로는 정적인 성격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또 “처음에는 여러가지로 고생스럽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주공간이자 동시에 이동수단인 요트에 적응하게 되면서 편해질 것으로 기대해본다”며 “그러면서 내가 여태까지 잘 몰랐던 세계를 좀 더 잘 알고 즐기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한편 지난달 18일 외교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별도 연장 조치가 없는 한 10월 18일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난 3월 23일 특별여행주의보를 처음 발령한 후 세 번째 연장이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이 있는 경우 여행경보 2단계 이상 3단계 이하에 준하는 경보를 발령하는 것으로, 최대 90일까지 유지된다. 해외 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는 조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현직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에도 미국으로 출국한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강 장관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사진은 지난 2016년 6월 1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두 사람이 식장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