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배 뛴 테슬라, 머스크 최대 고비는 내년 트럭에 달렸다

일론 머스크. 2021년에도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2021년에도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 AFP=연합뉴스

“당신의 마음을 확 사로잡아 다른 차원으로 날려버릴 것.”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2017년 올린 트윗이다. 승용차가 아닌 트럭 ‘세미(the Semi)’를 두고 올린 내용이다. 머스크는 그해 세미 모델을 공개하면서 “2019년이면 소비자에게 인도될 수 있을 것이며 2022년부터는 연간 10만대를 양산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나 2020년 11월 현재, 테슬라 모델 시리즈의 쾌속 질주에도 불구하고 세미 트럭은 잠만 자고 있다. 세미 트럭이야말로 테슬라가 진정한 자동차 기업으로 커갈 수 있는 성장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머스크 리더십의 진짜 시험대는 트럭”이라며 “테슬라 트럭 출시가 늦어지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머스크 특유의 일’이라는 말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불식의 시험대는 2021년이다. 머스크에겐 최고의 해였던 2020년 이후 테슬라에게 최대 고비가 다가오는 셈이다.  
 
전기차 트럭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일론 머스크. USA TODAY=연합뉴스

전기차 트럭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일론 머스크. USA TODAY=연합뉴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3월 18일(현지시간) 찍은 최저점(주당 72.24달러) 대비 5배 이상 뛰었다. 호재는 다음 달까지 이어진다. 머스크가 염원하던 대형 우량주 클럽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다. 자산의 핵심축이 테슬라 주식인 머스크는 덩달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2위 부자 자리를 거머쥐었다.  
 
테슬라 주가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테슬라 주가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머스크는 2021년엔 더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 승용차 부문뿐 아니라 트럭 부문에 베팅할 태세를 갖추면서다. WSJ은 “머스크는 이제 승용차를 넘어 트럭 업계에도 실리콘 밸리의 배터리가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럭은 승용차가 아니다. 머스크의 스타성과 전기차라는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호기심이 결합해 승용차 부문 양산을 한 것과는 성공의 레시피가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승용차 모델Y가 소비자 인도를 위해 운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테슬라 승용차 모델Y가 소비자 인도를 위해 운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충전 등 인프라의 문제로 인해 테슬라를 세컨드 카로 이용하는 경향이 높은 것과 달리, 트럭의 핵심 소비자들은 성향과 원하는 바가 다르다. WSJ는 “트럭 소비자들은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 데다, 트럭 자체가 마진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2의 테슬라’를 기치로 트럭에 주력했다가 사기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의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WSJ는 “전기차 트럭은 이제 막 싹이 트는 분야”라며 “니콜라를 둘러싼 논란 역시 전기차 트럭에 대한 의구심을 높인다”고 전했다. 모건 스탠리에서 자동차 등 교통 분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라비 섕커도 WSJ에 “트럭 업계에선 전기차에 대한 회의감이 꽤나 강력하다”고 전했다. 승용차보다 트럭 업계가 더 보수적이라는 의미다.  
 
테슬라 세미트럭의 내부 모습. EPA=연합뉴스

테슬라 세미트럭의 내부 모습. EPA=연합뉴스

 
그럼에도 주식 시장의 분위기는 테슬라에 우호적이다.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당선한 것도 호재다. 기후변화를 인류의 중대 과제로 삼고 있는 바이든 당선인은 전기차 업계를 옹호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8일 테슬라 투자에 대해 ‘비중 유지’에서 ‘비중 확대’로 입장을 수정하며 그린라이트를 켜줬다. 지난 6월 “테슬라 주가 과열” 경고 보고서를 냈던 모건스탠리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가 이미 아는 테슬라로만 보면 주가가 과열된 건 맞다”면서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테슬라의 미래를 보면 과열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과열인지 아닌지는 2021년 테슬라 트럭 양산과 인도를 보면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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