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18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의 이른바 '박원순 롤모델' 발언이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우 후보의 최근 SNS 글을 언급하며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상처를 줄 수 있는 언행은 누가 되든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 후보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성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우 후보의 글이 2차 가해가 맞는지를 정 장관에게 다시 물었고, 정 장관은 "이 이야기가 SNS에서 확산했을 때 본인이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얘기했던 듯하다. 발언이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본인도 인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이 우 의원의 글에 대해 고통을 호소한 피해자의 메시지를 읽으며 "2차 가해가 맞다고 보나"라고 또 다시 묻자, 정 장관은 결국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한 정 장관은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씨가 최근 박 전 시장의 억울함을 호소한 손편지를 공개한 것이 적절한지 묻는 질문에 "가족의 입장에서는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겠지만, 누구라도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은 사회 구성원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박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두 사건이) 권력에 의한 성범죄 사건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