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을 먼저 맞을까. 아니면 한 달 기다렸다가 화이자·모더나를 맞는 게 좋을까. 17일부터 30~40대도 원할 경우 AZ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당국이 허용하면서 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일 희귀 혈전증(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우려로 AZ 백신 접종연령을 50대 이상으로 올렸다. 하지만 4차 유행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접종 속도를 높이려 최근 희망자에 한해 다시 50대 이하의 접종을 허용하기로 했다. 3040이 고민하는 두 선택지별 접종 시기와 효능, 부작용 등을 비교해봤다.
① 잔여 백신 접종, 출발은 빠르나…
다만 AZ 백신의 경우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8주다. 해외출장 등 특별한 사정에 따라 간격을 4주까지 당길 순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8주를 지켜야 한다. 반면 화이자·모더나 접종 간격은 6주로 2주 짧다. 원래는 4주 였으나 수급 불안으로 2주 연장했다.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 원래대로 다시 4주로 조정될 수도 있다. 그럼 2차 접종 시점이나 항체 형성 시기는 ‘AZ 잔여 접종’이나 ‘화이자·모더나 9월 중순 접종’ 둘 다 비슷해진다.
② 예방 효과는
AZ, 화이자 모두 2차 접종 시 델타 변이에 대한 입원 예방률은 90% 이상이다. 혹시 접종 후 코로나19에 감염(돌파 감염) 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화이자나 모더나의 경우 1차 접종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 달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불안감이 크다. ‘지옥철’ ‘콩나물시루’ 출·퇴근길에 시달리는 3040 입장에서는 무방비다. AZ 백신이 델타 바이러스에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혀 접종하지 않은 경우보다는 훨씬 예방력은 높은 편이다. AZ 1차 접종 시 예방 효과는 33%다.
③ 부작용은
화이자 역시 극히 일부 접종자에게서 급성 심근염이 확인됐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심근염은 심낭염(심장 외벽에 염증이 생기는 것)과 함께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전령 RNA) 계열 백신의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급성 심낭염 중증사례도 한 건 보고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AZ 잔여 차례가) 돌아오면, 접종에 나서는 것도 좋긴 하겠지만, 현재 예약 일정에 맞춰 접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2차 접종의 완료시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