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현지 매체 재경천하(財經天下)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여러 유료 지식 콘텐트 플랫폼상에서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온라인 강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4만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강의 당 30위안(한화 약 5560원) 정도 되는 유료 메타버스 수업을 결제했고, 예상 수익은 130만 위안(한화 약 2억 4129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대표 지식 왕훙(網紅)인 뤄전위(羅振宇)는 2016년 지식공유 앱(app)인 더다오(得到)를 출시했다. 더다오(得到)는 다양한 분야의 최신 지식 콘텐트 를 제공하는데, 최근 이곳에 새롭게 등록된 〈메타버스 6강(元宇宙6講)〉 온라인 강의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타버스 6강(元宇宙6講)〉은 출시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더다오 앱 내 “인기 강좌 TOP50” 4위에 이름을 올렸다. 11월 17일 기준으로 벌써 4만 6000여 명이 해당 강좌를 수강했고, 29.9위안(한화 약 5500원)으로 수업료를 계산했을 때 누적 수입이 137만 위안(한화 약 2억 5417만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교육 플랫폼인 샤오어퉁(小鵝通)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메타버스 제1강(元宇宙第一課)〉 이라는 이름의 강좌가 출시됐다. 〈메타버스 제1강(元宇宙第一課)〉은 하루 신규 등록자 370명, 접속 수강생 1200명, 하루 수입 9만 위안(한화 약 1679만 원), 누적 수입 160만 위안(한화 약 2억 9705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버스 제1강(元宇宙第一課)〉 강좌의 정상가는 1888위안(한화 약 35만 원)이며, 실제 할인 후 혜택가는 교재 포함 688위안(한화 약 12만 7600원), 교재 미포함 600위안(한화 약 11만 1300원)이다.


이 수업에서 교재로 추천되는 책은 총 3권으로, 《메타버스(元宇宙)》， 《메타버스 통증(元宇宙通證)》， 《메타버스 대투자(元宇宙大投資)》이다. 이 중 《메타버스(元宇宙)》와 《메타버스 통증(元宇宙通證)》은 '메타버스 제일 책 (元宇宙第一書)'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세트로 판매된다. 징둥에서 판매되는 이 세트의 가격은 113위안(한화 약 2만 1000원)이며, 벌써 1만 4000명의 사람이 해당 책을 구매하며 "스마트 경제"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러한 메타버스 관련 강좌들과 교재들의 내용은 대체로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재경 천하에 따르면, 대부분이 메타버스의 역사, 작동원리, 기술요소, 참여 방식, 발전 전망, 응용 사례, 투자기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강사들의 이력도 화려하다. 더다오의 〈메타버스 6강〉 강의를 맡은 천쉬(陳序)는 메타버스 및 미래자산 연구 싱크탱크 MeTaZ의 설립자이자 FT 중문 망의 NFT 고문이다. 샤오어퉁의 〈메타버스 제1강〉 강사인 이환환(易歡歡)은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총서를 쓴 중국 최고의 과학기술 분석가이다.

그러나 강의 평을 보면, 강좌의 만족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수강생은 메타버스 강의에 5점 만점에 2점이라는 낮은 평점을 주었다. 수강생들은 “(강의가) 값어치를 못한다. (29.9위안이 아니라) 9.9위안이라면 생각해보겠다”, “내용이 별거 없다. 그냥 내가 스스로도 찾을 수 있는 내용이다”, “기술이 아직 미숙하니, 내용도 미숙하다”, “듣고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메타버스를 알고 싶어 하는 중국인들에게 29.9위안(한화 약 5500원)은 사실상 푼돈에 해당한다. 상당수의 중국인은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메타버스에 대해 배울 의향이 있다. 이를테면 몇십만 위안(한화 몇천만 원)을 내고 기꺼이 메타버스 포럼에 참여하는 것이다.

재경 천하에 따르면, 2021년 12월 10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WBA 세계 블록체인 연맹 주관 '2021년 브랜드 강국 경제 포럼 및 메타버스 디지털 농촌진흥포럼(2021品牌強國經濟論壇暨元宇宙賦能數字鄉村振興論壇)'의 티켓 가격은 최소 1만 3800위안(한화 약 256만 원)에서 최대 28만 8000위안(한화 약 534만 원)에 달한다.

티켓이 이만한 값어치를 하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포럼에 국가 고위 간부 및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성장 기회를 논의하겠다는 내용 외에 아직 밝혀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미 1500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해당 포럼에 참가 등록을 마쳤다. 메타버스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인들의 뜨거운 메타버스 학습 열기에 대해, 현지 매체 샤오샹(瀟湘) 조간신문이 인터뷰한 정레이(鄭磊) 바오신금융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기관과 전문가들이 메타버스에 대한 교육 콘텐트 를 내놓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 콘텐트 들의 내용이 관련 법규에 부합하는지, 콘텐트 생산자들이 합당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펑보(王蓬博) 브로드컴 컨설팅 선임 금융분석가는 “사실상 현재는 메타버스의 개념에 대해 논의하는 단계일 뿐,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기에 메타버스 이슈를 남용해 돈을 벌기 위한 것들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 개념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불법 자금조달, 인터넷 다단계 판매 등 불법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이나랩 권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