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 세컨드' 촬영 현장에서의 장이머우 감독 모습. [사진 찬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4/08ebf020-8fbf-4753-87d8-68f9e012c483.jpg)
영화 '원 세컨드' 촬영 현장에서의 장이머우 감독 모습. [사진 찬란]
중국 거장 장이머우(72) 감독이 새 영화 ‘원 세컨드’(27일 개봉)를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헌사”라면서 한 얘기다. 그가 본지 e메일 인터뷰에 19일 답변을 보내왔다.
‘원 세컨드’는 오래전 헤어진 딸이 단 1초간 나오는 필름을 보기 위해 사막 한복판 외딴 마을의 영화관에 찾아온 사내 장주성(장역)과 동생을 지키기 위해 필름을 훔쳐야 하는 소녀 가장 류가녀(류하오춘)의 여정을 좇는다. 사고로 먼지를 뒤집어쓴 필름을 온 동네 사람들이 함께 씻어 말리는 광경부터 극장 뒤쪽 작은 영사실에서 스크린을 향해 빛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까지 필름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이 많다. 필름이 사람을 울리고, 또 눈물을 닦아준다. 장이머우 판 ‘시네마 천국’(1988)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그가 전작 ‘5일의 마중’(2014) 이야기에 바탕이 됐던 옌거링의 소설 『나의 할아버지가 탈옥한 이야기(중국 문화대혁명을 헤쳐온 한 남자의 일생)』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작품이다.
시진핑 시대 中 거장이 '문화대혁명' 돌아본 이유
![27일 개봉하는 장이머우 감독 영화 '원 세컨드'는 중국 문화대혁명시기, 딸의 모습이 단 1초 담긴 영화 필름을 찾기 위해 사막을 헤매이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사진 찬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4/93747bed-5702-40ce-96e6-ae355b7043b8.jpg)
27일 개봉하는 장이머우 감독 영화 '원 세컨드'는 중국 문화대혁명시기, 딸의 모습이 단 1초 담긴 영화 필름을 찾기 위해 사막을 헤매이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사진 찬란]
“성장기에 문화대혁명을 겪었다”고 여러 번 말해온 장이머우 감독은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데뷔작 ‘붉은 수수밭’부터 ‘인생’(1994) ‘5일의 마중’ 등 대표작마다 이 시기를 비판적으로 다뤄왔다. 베를린 출품 철회 당시 외신들은 일제히 시진핑 정부의 개입을 의심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중국은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 치하에서 상당한 정치적, 문화적 긴축을 겪었다”고 짚었다.
“영화는 당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인가”를 묻고 싶었다는 장이머우 감독은 왜 지금, 그 무대로 문화대혁명 시기를 골랐을까. “‘이들에게 영화를 보는 건 설 명절과 같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생활이 고달플수록 사람들은 밤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그 당시 영화 한 편을 보는 건 전 국민의 축제였다”고 그는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의 기획은 어떻게 출발했나.
필름 시절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도 영화에 담았을까.
!['원 세컨드'엔 필름 시대 향수가 가득하다. 필름이 더러워져 씻어 말리는 장면 등은 장이머우 감독의 경험이 토대가 됐다. [사진 찬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4/7c1765ec-8c55-4274-a8b0-bda4ec337d93.jpg)
'원 세컨드'엔 필름 시대 향수가 가득하다. 필름이 더러워져 씻어 말리는 장면 등은 장이머우 감독의 경험이 토대가 됐다. [사진 찬란]
필름에서 디지털 촬영 방식으로 넘어오며 가장 달라진 점은.
장주성의 딸은 ‘영웅아녀’라는 영화 상영 전 틀어주는 중화뉴스에 단 1초간 나온다는 설정이다. ‘영웅아녀’는 실존하는 작품인가.
장이모우, 필모그래피서 딱 1초 고른다면…
![딸의 얼굴을 1초만이라도 보려고 목숨 걸고 사막을 횡단하는 장주성(사진 왼쪽)부터 필름이 일종의 생존 수단인 류가녀(오른쪽), 영화를 숭배하는 상영원, 필름을 하찮게 취급하는 공안 등 영화 속 등장인물은 영화를 대하는 여러 태도를 대변한다. 장이머우 감독은 "영화를 사랑했던 그 시대와 당시 평범한 소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은 모두 진지하고 선량하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단지 더 나은 내일을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찬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4/29a8e988-cfeb-4c8b-a985-218690476ca0.jpg)
딸의 얼굴을 1초만이라도 보려고 목숨 걸고 사막을 횡단하는 장주성(사진 왼쪽)부터 필름이 일종의 생존 수단인 류가녀(오른쪽), 영화를 숭배하는 상영원, 필름을 하찮게 취급하는 공안 등 영화 속 등장인물은 영화를 대하는 여러 태도를 대변한다. 장이머우 감독은 "영화를 사랑했던 그 시대와 당시 평범한 소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은 모두 진지하고 선량하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단지 더 나은 내일을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찬란]
영화는 사막에서 사막으로 끝난다. 장주성이 홀로 모래폭풍을 가로지르던 모습에서 출발해 그가 류가녀와 함께 사막에서 잃어버린 것을 찾다 말고 웃는 장면으로 맺는데.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음악이 인상적이었다.
지금껏 찍어온 20여편 영화 중 딱 1초 분량 필름만 간직할 수 있다면.
창작자로서 지켜온 철학이라면.
![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린 동생과 단둘이 사는 류가녀 역의 류하오춘은 3000대 1의 경쟁을 뚫고 낙점됐다. 장이머우 감독은 '삼국-무영자' 오디션에서 류하오춘을 눈여겨보고 3년 뒤 베이징무용학교 재학 중이던 그에게 '원 세컨드' 오디션 참여를 권해 주역에 발탁했다. 장이머우 감독의 전작인 일제강점기 첩보영화 '공작조: 현애지상'(2021)에도 비중 있게 출연했다. [사진 찬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4/e71fc362-6380-402c-b735-c6aa77276535.jpg)
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린 동생과 단둘이 사는 류가녀 역의 류하오춘은 3000대 1의 경쟁을 뚫고 낙점됐다. 장이머우 감독은 '삼국-무영자' 오디션에서 류하오춘을 눈여겨보고 3년 뒤 베이징무용학교 재학 중이던 그에게 '원 세컨드' 오디션 참여를 권해 주역에 발탁했다. 장이머우 감독의 전작인 일제강점기 첩보영화 '공작조: 현애지상'(2021)에도 비중 있게 출연했다. [사진 찬란]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 이어 동계 올림픽 개‧폐회식도 총연출을 맡았다.
최근엔 아시아 창작자들이 할리우드를 넘어서고 있는데.
그간 영화 홍보차 자주 방한했고 4년 전 평창올림픽 폐막식 공연을 연출하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시국에 ‘원 세컨드’를 볼 한국 관객, 영화인들에게 전하고픈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