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중국 수도체육관에서 훈련하던 중 모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 베이징=김경록 기자
대한민국 선수단은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1~2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유력 종목은 쇼트트랙이다. 4년 전 평창에선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목표치가 낮아진 건 전력 누수 때문이다. 심석희(징계),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중국 귀화), 김지유(부상) 등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이 부상으로 고전했다.
올림픽 미디어 센터에선 중국 CCTV가 제작한 올림픽 특집 영상이 방영되는데, 한국 선수가 단골 주인공이다. 특히 쇼트트랙 선수들이 자주 나온다. 중국 역시 쇼트트랙에 가장 유망한 금메달 종목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금까지 겨울올림픽에 걸린 금메달 56개 중 34개(한국 24개, 중국 10개)를 나눠가졌다.

김선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오른쪽)과 빅토르 안(안현수) 코치. 베이징=김경록 기자
두 사람은 한국 코칭스태프와 간단한 인사와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선수들과는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이유빈(20·연세대)은 "아직은 마주치지 못해서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과 훈련 순서가 앞뒤로 잡혀도 개인 훈련에만 집중했다.

1일 중국 수도체육관에서 진행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에서 빅토르 안(안현수) 코치(앞줄 왼쪽 둘째)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모든 걸 열어놓은 한국과 달리 중국은 훈련 공개를 최소화하고 있다. 1월 31일엔 두 차례 공식 훈련을 모두 하지 않았다. 2월 1일에도 오전은 빠지고, 오후에만 연습했다. 중국 관계자는 "선수촌에서 휴식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 코치는 한국 미디어와 인터뷰도 사양했다. "중국빙상연맹의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전력 노출을 꺼리는 눈치다.
중국 선수들은 거친 레이스를 즐긴다. 단거리 에이스 판커신(29)은 일명 '나쁜손'으로 불린다. 2014 소치 올림픽 여자 1000m 결승 당시 앞서가던 박승희를 손으로 잡으려다 놓쳤다. 평창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선 최민정에게 충돌해 실격당했다. 취춘위(26) 역시 페널티(실격)를 자주 받는 선수다.
이번 올림픽에선 한국 선수에게 엄한 잣대가 내려질 수 있다. 곽윤기는 "많이 의식하고 있다. 바람만 스쳐도 실격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예민하다. 보통 대회에서 여자 쪽에서 오심이 나면, 남자 쪽에서 유리하게 볼 떄도 있다. 그런데 이번은 아닐 것 같다"며 홈 텃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중국 수도체육관에서 진행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공개훈련에서 최민정 선수가 스케이트를 점검받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한국과 중국의 첫 대결 무대는 개막 다음날인 5일 열리는 2000m 혼성 계주다. 신설된 혼성 계주는 남·녀 각각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계주 중 한 선수가 달리는 거리(250mX2)가 가장 짧아 500m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한국은 최민정, 이유빈, 황대헌(23·강원도청), 이준서(22·한국체대)가 출전한다. 최민정과 황대헌 모두 500m에 강해 초대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단거리에 강한 중국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우다징은 월드컵 남자 500m 랭킹 2위, 런즈웨이는 3위다. 판커신도 500m가 주종목이다. 월드컵에선 네 대회 연속 메달(금 2, 은1, 동1)을 따냈다. 우다징은 "혼성 계주 경쟁력이 있다. 중국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민정은 "초반 스타트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첫 종목인만큼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쇼트트랙.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