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역전드라마에 쓰인 환상의 '칼날 내밀기'는 어떤 기술?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에서 칼날 내밀기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황대헌(52번). [뉴스1]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에서 칼날 내밀기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황대헌(52번). [뉴스1]

황대헌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500m 준준결승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가장 불리한 5번 레인에서 출발한 황대헌은 4개 바퀸 반을 도는 레이스 막판까지 5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마지막 코너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순식간에 앞서가던 선수 셋을 제쳤다. 

육안으로는 아브잘 아즈할리예프(카자흐스탄·40초643)가 2위, 황대헌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처럼 보였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순위가 뒤바뀌었다. 황대헌은 결승선에 스케이트 날을 밀어 넣는 '칼날 내밀기(Kicking out)'를 성공해 40초636의 기록으로 아즈할리예프를 0.007초 차이로 따돌리고 준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각 조 1, 2위에게 주는 준결승에 진출했다. 

나가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날을 내밀어 리자준(가운데)을 제치는 김동성(왼쪽). [중앙포토]

나가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날을 내밀어 리자준(가운데)을 제치는 김동성(왼쪽). [중앙포토]

칼날 내밀기는 결승선을 앞두고 앞선 발을 쭉 뻗어 몸보다 스케이트 칼날이 결승선에 먼저 닿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언뜻 보면 쉬워 보이지만, 체력이 고갈된 레이스 막판 사력을 다해 한 발 더 디뎌야 한다는 점에서 침착성, 체력, 집중력이 필요한 고급 기술이다. 

결승선 통과 순서는 스케이트 날이 기준이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김동성이 막판 날 내밀기로 세계 1위 리자준(중국)을 0.053초 차이로 제치고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같은 대회에서 전이경이 여자 1000m에서 중국의 양양을 0.57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칼날 내밀기는 당시엔 볼 수 없었던 신기술이라서 세계 빙상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 날 내밀기는 각국에서 집중 훈련해 보편화됐다. 한편 황대헌은 준결승에서 실격 처리돼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