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1일 전주 완산구 고사동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극장에서 1997년 영화 '큐어' 상영 이후 관객과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3/a2df46bc-ebb3-47af-a7f0-cbb5dd8a468b.jpg)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1일 전주 완산구 고사동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극장에서 1997년 영화 '큐어' 상영 이후 관객과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은 일본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와의 대담에서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67) 감독에 대한 팬심을 이렇게 드러냈다. 구로사와 감독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한국‧중국인 포로 생체실험 만행을 담은 2020년 영화 ‘스파이의 아내’로 그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았다.
핑크 영화(적나라한 애정 영화) ‘간다천음란전쟁’(1983)으로 데뷔해 공포‧스릴러‧미스터리를 주로 만들며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함께 일본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봉 감독이 ‘살인의 추억’(2003)에 영향을 주었다는 기묘한 연쇄살인 사건 소재 영화 ‘큐어’(1997)는 일본 공포 스릴러의 걸작으로 꼽힌다.
그가 바로 이 영화로 올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연상호 감독이 직접 상영작을 고른 ‘J 스페셜’ 섹션 상영작 5편에 선정됐다. 연 감독은 1일 전주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좋아하는 감독이고 ‘큐어’에서 팬심이 시작됐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같은 날 구로사와 감독을 영화제가 열리는 전주 완산구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 만났다. “어제저녁 도착했다”는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여만의 해외 영화제 참석”이라며 “20년 전쯤 전주영화제에 왔을 때보다 굉장히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했다.
日미스터리 대가 "정체 모르는 게 가장 공포"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 영화 '큐어'가 4K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데 이어 올여름 극장 개봉한다. '큐어'는 기괴한 연쇄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사진 엠엔엠인터내셔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3/cac52a13-3ea9-4aff-b608-929cf141b097.jpg)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 영화 '큐어'가 4K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데 이어 올여름 극장 개봉한다. '큐어'는 기괴한 연쇄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사진 엠엔엠인터내셔널]
본인의 어떤 부분이 후배 감독들에게 자극과 영감을 준다고 보냐고 묻자 그는 “솔직히 내가 끼친 영향은 전혀 없을 거”라 답했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 이야기한 건, 내가 믿는 그대로 영화를 만들면 된다는 것”이라며 “혹시라도 영향이 있었다면 그렇게 일관되게 작업해온 걸 보고 배우지 않았을까” 추측했다.
일제 생체실험 그린 영화로 베니스 감독상
![기요시 감독의 2020년 영화 '스파이의 아내'. [사진 엠엔엠인터내셔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3/74c66fb1-3309-4a7f-b41a-7129abdfd212.jpg)
기요시 감독의 2020년 영화 '스파이의 아내'. [사진 엠엔엠인터내셔널]
"일본영화 침체기, 계속 찍는다면 좋은 작품 나올 것"
최근 일본영화산업이 침체기라는 진단에 대해 “제가 상업영화를 만든 40년간 일본의 영화산업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1950~60년대 일본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훌륭한 작품이 많았는데 그때는 일본에 스튜디오 시스템이 있었다. 당시 수준에 지금도 도전하지만 끌어올리기에 무리가 있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수의 영화가 나오고 있어 다행”이라면서 “한국 영화‧드라마는 몇 년 전부터 절정기지만 일본은 침체기를 걷고 있고 이대로 없어지는 게 아닌가, 우려되지만, 계속 찍는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고 해외에서 발견해준다면 일본영화가 명맥을 유지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1일 전주에서 열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왼쪽)과 연상호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 연 감독이 특별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올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J스페셜' 섹션 초청작 상영 행사 일환으로 마련됐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3/674328ca-57ac-4f13-912a-4e4f5989e834.jpg)
1일 전주에서 열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왼쪽)과 연상호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 연 감독이 특별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올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J스페셜' 섹션 초청작 상영 행사 일환으로 마련됐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