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하는 토론토 성인 팬 랜질로타와 양키스 어린이 팬 로드리게스. [뉴욕 양키스 트위터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5/1d72af03-1d25-4b97-af66-e66cdfe04b03.jpg)
포옹하는 토론토 성인 팬 랜질로타와 양키스 어린이 팬 로드리게스. [뉴욕 양키스 트위터 캡처]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9세 소년 데릭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팬이다. 특히 양키스 간판 타자 에런 저지를 좋아한다. 양키스가 토론토 원정을 온 지난 4일(한국시간), 로드리게스는 저지의 등번호 '99'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로저스센터를 찾았다. 그리고 이틀에 걸쳐 상상하지도 못했던 '꿈의 선물'을 받았다.
MLB닷컴은 5일(한국시간) 양키스 어린이 팬 로드리게스가 저지의 홈런볼을 손에 넣고 급기야 저지를 직접 만나게 된 사연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어른 팬 마이크 랜질로타가 로드리게스에게 기적을 선물한 스토리다.
로드리게스가 관중석에 앉아 있던 4일, 저지는 양키스가 0-1로 뒤진 6회 초 외야 왼쪽 관중석에 떨어지는 동점 솔로홈런을 쳤다. 그 공을 먼저 잡은 랜질로타는 만세를 부르며 기뻐했지만, 근처에 있던 로드리게스가 저지의 티셔츠를 입은 것을 보고 곧바로 홈런볼을 내밀었다.
로드리게스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랜질로타를 격하게 얼싸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터트렸다. 주위에 있던 토론토 팬과 양키스 팬이 모두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이 장면이 중계방송에 그대로 잡혔고, MLB닷컴에 소개됐다.
랜질로타의 배려가 만든 진짜 행운은 다음 날 찾아왔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이 영상을 본 저지가 구단에 "두 팬을 모두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다. 양키스는 5일 경기에 로드리게스의 가족과 랜질로타의 가족을 모두 초청했다. 두 가족은 양키스 더그아웃을 방문해 저지와 직접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로드리게스는 "저지의 홈런공을 준 랜질로타는 내 인생 최고의 친구였다. 랜질로타가 공을 줬을 때 나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그를 껴안았다. 내가 기억하는 건 그게 전부"라며 "학교에 갔더니 친구들과 선생님이 축하 인사를 하면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고 했다.
홈런공을 받고 눈물을 흘린 로드리게스는 저지를 직접 만나자마자 또 한 번 엉엉 울었다. 저지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자 저지의 이름과 등번호가 적힌 자신의 티셔츠 뒷면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랜질로타 역시 바로 옆에서 이 장면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이 사연에 감동한 토론토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는 랜질로타에게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했다.
저지는 "내 등번호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어린이 팬을 보면 언제나 짜릿한 감동을 느낀다. 나도 예전에 누군가를 응원하는 어린 팬이었다"며 "두 사람을 만난 건 내게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토론토의 어른 팬과 양키스의 어린이 팬이 만든 특별한 순간을 전 세계가 봤다"고 기뻐했다.
MLB닷컴은 이 모든 이야기가 "야구가 세상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