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 전날까지는 없었던 가림막이 대나무 울타리 뒤로 설치돼 있다. 뉴스1
갑자기 설치된 임시 가림막
임시 가림막이 설치되기 전까진 외부에서 마당을 나온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담장이 높지 않은데다 대나무 울타리도 빽빽하지 않아서다. 언론사 카메라 등엔 고양이를 안고 있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나 측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이 잡히기도 했다.

1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보수성향 단체인 벨라도가 차량 확성기를 켜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안대훈 기자
관람객들 "아쉽다", "이해한다", "불통" 엇갈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와 양산으로 향하면서 “해방”, “자유인”임을 강조하며 ‘잊혀진 조용한 삶’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바 있다.
자신을 부산에서 왔다고 소개한 박모(50대)씨는 “(반대단체 집회 때문에) 오죽 힘드셨으면 저렇게 했을까”라며 “밖에 나오시지도 못하고 불쌍하다. 이런 식이면 아무도 대통령 안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보수성향 단체인 벨라도는 이날 오전부터 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사저에서 직선거리로 약 100m 떨어진 도롯가에 차량을 세운 채 확성기를 틀어놨다. 전날 밤새 ‘국민교육헌장’을 낭독하는 방송을 틀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확성기 소리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정한 심야 소음기준(55dB) 이하여서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가림막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왔다. 양산 주민 김모(60대)씨는 가림막을 가리킨 뒤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며 “어차피 사저 안에서는 밖에서 외치는 소리가 안 들릴텐데, 저렇게까지 한 것은 ‘나는 여기 터를 잡았으니 이제 (반대단체 집회 등은) 신경 안 쓰겠다’는 표현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5년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를 찾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 모습.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밤샘 집회에 주민 불만 쌓여
양산시와 경찰엔 집회 관련 민원만 최소 40건 이상 접수됐다고 한다. 마을주민들은 이 단체의 야간 방송을 멈추려 진정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이후 경찰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달에 주요 공식일정을 앞둔 상태다. 오는 22일에는 한·미정상회담 차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이튿날인 23일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8주기 추도식에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며 “추도식 참석자 명단은 18일쯤 확정되면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