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신지가 12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13/2f38254d-54ec-4a01-a126-e9c470224c3c.jpg)
두산 박신지가 12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올 시즌 두산 베어스가 중하위권을 맴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강팀이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다른 팀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할 거라 여겼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30대로 접어들었고, 별다른 전력 보강 없이 누수만 계속돼서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두산은 변함없이 선두권 다툼을 하고 있다. 숨어 있던 보석이 불시에 툭툭 튀어나오는 화수분도 여전히 마를 줄 모른다. 2018년 입단한 투수 삼총사는 그런 두산의 저력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다.
두산은 그해 청소년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배명고 곽빈을 1차 지명한 뒤 2차 1라운드에서 경기고 투수 박신지, 2라운드에서 안산공고 투수 정철원을 차례로 뽑았다. 나란히 두산에 입단한 입단동기 세 투수는 지금 1군 엔트리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입단 후 부상으로 고생했던 곽빈은 올 시즌 붙박이 선발 투수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패전(1승 4패)이 많지만, 평균자책점은 2.78로 준수하다. 등판한 6경기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해 선발 투수 몫을 해냈고, 모두 3실점 이내로 막았다. 지난달 30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두산 정철원이 12일 고척 키움전 6회 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13/03b28b8a-913e-4ff5-bbc1-789399bca613.jpg)
두산 정철원이 12일 고척 키움전 6회 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박신지와 정철원도 힘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은 박신지와 정철원이 3-2 승리를 합작해 더 의미가 컸다. 박신지는 이날 5와 3분의 1이닝을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2018년 9월 26일 고척 키움전 이후 1324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곽빈이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면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고,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앞세워 호투했다. 박신지는 "데뷔 후 선발승을 목표로 삼은 적은 없지만, 4년 전 첫 승보다 이번 선발승이 훨씬 기쁜 건 사실"이라며 활짝 웃었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6회 말 1사 후 박신지가 만루 위기에 몰리자 이번엔 정철원이 마운드에 올라 팔을 걷어붙였다. 첫 이지영을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만 홈으로 들여보냈을 뿐,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 박신지의 승리 투수 요건을 지켜줬다. 7회 역시 정철원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가 데뷔 5번째 시즌에 따낸 첫 홀드였다.
정철원은 최근 불펜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화수분 야구'의 새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신지의 승리가 걸려 있어서 더 (잘 던지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맛있는 식사로 보답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두산으로선 이보다 더 든든할 수 없는 우정이다. 박신지는 "꾸준히 성장해서 대기만성형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