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베벌리힐스라 불리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김소희 스타일난다 전 대표가 새 집을 짓고 있다. 함종선 기자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있던 고급 단독주택 2채를 헐고 새 건물 2채를 짓는 공사다. 인근 주민은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전대표가 새집을 짓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전대표가 공사 현장을 자주 찾는데 오늘 오전에도 흰색 롤스로이스를 타고 왔다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희 스타일난다 전 대표. 김 대표는 스타일난다를 2018년 6000억원에 매각했다. 스타일난다
실제 서울북부지방법원 등기국에 따르면 집주인은 김소희 전대표다. 83년생인 김 전대표는 20대 초반에 자신이 만든 온라인 쇼핑몰을 지난 2018년 세계적인 코스메틱 기업 로레알에 6000억원에 팔았다.
인천 남구 학익동이 주소였던 김 전대표는 2015년 초 대지 약 800㎡, 건평 490㎡의 단독주택을 67억원에 매입해 성북동으로 옮겼고 2017년 말 바로 옆집(대지 800㎡)을 68억원에 추가로 사들인 뒤 지난해에 두 집을 헐고 올 9월 완공을 목표로 새집을 짓고 있다.

김 전대표는 집 채를 헐고 새 집 두 채를 짓고 있다. 두 집 모두 집 전대표 소유다. 함종선 기자
성북동 단독주택은 일부 새로 지은 집 외에는 땅값만으로 매매된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집들이 대부분이라 거래할 때 건물값은 매기지 않는다.
김 전대표가 성북동 집을 처음 매입한 2015년 초는 최경환 전 부총리가 대출 규제 완화 등 각종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할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 있을 때고, 두 번째 집을 매입한 2017년도 집값이 본격적인 오름세를 타기 직전이다. 김수현 당시 청와대 사회수석이 "내년(2018년) 4월까지 집 팔 기회 드리겠다"고 할 때인데, 그때 김 전대표는 오히려 집을 더 산 것이다. 김 전대표는 평당(3.3㎡) 2800만원가량에 집을 사들였는데, 현재 성북동 330번지 일대 시세는 평당 3500만원 안팎이다.

김 전대표 동네의 다른 집에서 찍은 서울 시내 풍경. 이 곳에서 보는 서울 야경도 색다르다. 함종선 기자
성북동의 또 다른 주민은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이 동네에 자수성가한 30대 기업가가 새로 이사 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교보단지라고도 불리는 성북동 330번지 일대는 교보생명이 1981~1982년 평당 50만원 안팎에 단독주택부지(최소 180평)를 분양했고,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재력가들이 이 부지들을 매입해 고급 주택을 지었다. 산으로 둘러싸여 조용하고, 서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어 한국의 베벌리힐스라고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