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식용유 공급량 안줄었다…'품귀 공포'의 진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이후 국내 식용유 품귀 우려가 커지는 것에 대해 정부가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사재기 등 가수요에 따른 이상 수요만 없으면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식용유 가격의 추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품목에 ‘할당관세’ 적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용유 매대에 빈자리가 보인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용유 매대에 빈자리가 보인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CJ제일제당·롯데푸드·사조대림·농심·오뚜기 등 식용유 공급업체를 소집해 수급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공급사가 2~4개월가량의 식용유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주문량만 2~3배 증가…사재기 말아야”

지난달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했지만, 국내 공급사는 말레이시아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급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장 사용량이 많은 대두유는 미국·아르헨티나 등으로부터 계속 도입하고, 별도로 대두 수입을 통해 국내 생산하고 있어 공급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정용과 치킨 등에 주로 사용하는 카놀라유·올리브유 등도 수입에 문제가 없다. 해바라기유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스페인·아르헨티나 등 대체 공급선을 찾는 중이다.

공급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정부와 업계의 우려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이날 “공급량은 예년하고 변동 없이 일정한데 발주량이 2~3배로 늘었다”며 “그러다 보니 겉으로 보기엔 수급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음식점 등에서 쓰는 캔 식용유(18L 등)와 가정용 대용량(1.8L 등)의 주문량이 최근 급증한 상황이다.


식용유 업체 “가격 인상 요인 없다”

정부와 식용유 공급사는 일부 가수요만 진정된다면 소비자가 식용유를 사는 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공급사는 현재 시점에서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지난해와 올해 초 이미 국내 식용유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향후 가격 상승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식용유 완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5%의 관세를 물리는 대두유·해바라기씨유 등의 관세를 한시적으로 0%로 낮추는 조치다. 원재료인 대두 등에는 이미 할당관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앞서 일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식용유의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일시 품절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 전한영 식품산업정책관은 “사재기만 잠잠해지면 일부 물량을 제한한 업체도 구매 제한을 해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