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상승기에 들어서며 지난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과 비교해 17조원 이상 늘었다. 뉴스1
은행의 정기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다.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4·5월 두 달 동안 예·적금 금리를 매달 최대 0.4%포인트씩 높였다. 한은은 지난 4월 14일과 5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은행권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도 3년여 만에 연 2%를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신규 취급액 기준)의 평균 금리는 연 2.1%로 집계됐다. 정기예금 금리가 2%를 넘은 건 2019년 3월(연 2.05%)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케이뱅크는 1일부터 가입 기간이 1년 이상인 정기예금 금리를 모두 연 3% 이상으로 올렸다. ‘코드 K정기예금’ 3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2.8%에서 연 3.5%로 변경됐다. 이 상품은 우대금리 조건도 따로 두지 않았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1일 기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79%(12개월 만기) 수준이다. 한 달 사이 평균 금리가 0.23%포인트 뛰었다.
개별상품으로 살펴보더라도 연 3%대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이 크게 늘었다. 한달 전인 지난달 1일에는 연 3%대 상품이 전무했지만, 1일 기준 금리가 연 3%가 넘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57개였다. 하나저축은행의 비대면 세바퀴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3.4%로 가장 높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에 은행의 가계대출은 줄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3954억원으로 지난 4월 말보다 9963억 감소했다. 지난해 말(709조529억원)과 비교하면 7조6575억원이 줄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에 우대금리를 확대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늘지 않는다"며 "올해 대출 관련 신규 영업은 기업대출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