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 강원 춘천 지역 한 저수지가 바짝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강수량은 5.8mm에 그쳤다. 1973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5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강수량은 평년(102.1mm)과 비교하면 6% 안팎에 불과하고, 강수일수도 3.3일에 그쳤다. 사실상 지난달엔 비가 제대로 내린 날이 없는 셈이다. 최근 6개월 치 강수량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1일~올 5월 30일 전국 누적 강수량(167.9mm)은 평년(337.7mm)의 절반에 못 미친다(49.5%).
현재 경상·충청·강원 등 전국 곳곳엔 건조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특히 바짝 마른 하늘만 바라보는 경상 지역의 가뭄이 심각하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산불이 꺼지지 않는 밀양은 5월 한달 동안 비 3.3mm만 찔끔 내렸다. 경남 거창의 강수량은 아예 '0'이었다.

산불이 이틀째 이어진 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일원에서 헬기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계속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적었다"라고 말했다. 한성민 기상청 수문기상팀 사무관은 "저조한 강수량엔 고기압과 함께 기후변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거로 보인다. 다만 가뭄이 2017, 2018년에도 나타나는 등 주기적으로 오기 때문에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긴 어렵다"라고 밝혔다.

연일 30도 안팎의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시 도로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기상청이 내놓은 여름 전망 자료에 따르면 6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로 예측된다. 이달 중순 이후 저기압 영향으로 비가 오면서 자연스레 가뭄이 해소될 수 있다. 한성민 사무관은 "6월엔 대개 장마가 찾아오니 중순, 하순부터 가뭄이 완화되기 시작해 7월이 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