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의 고물가 상황과 관련해 “기업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다.

 

2일 추 부총리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단체장 간담회를 열고 “경쟁적인 가격과 임금 인상은 오히려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끄는 추 부총리와 경제계가 만나는 첫 ‘대면식’의 의미가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당분간 5%대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부가가치세 면제 등 세금 감면과 재정투입을 통한 원료비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이 완화되도록 지원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을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이 적정한 수준에서 분담하는 자율·상생·협력의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공동의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 부담을 고려해 가격 상승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다.


추 부총리는 아울러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지난달 삼성·SK·LG 등 주요 기업 11곳은 향후 5년간 1000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추 부총리는 “과감한 규제혁파, 법인세와 가업상속･기업승계 관련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기업 주도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6단체가 모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가장 효율적이고 부작용도 적은 경제정책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경제의 공급 능력이 확대돼 물가가 안정되고 생산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안보의 중요성 커지고 지역경제·저출산·규제 혁신·일자리·미래전략사업 등 해결해야 할 국가 차원의 아젠다가 많다”며 “이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매커니즘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기업 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같은 기업인의 사면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