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파운드리 판' 바꾸려는 삼성, 반도체연구소 수장 교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는 반도체연구소장을 교체했다. 세계 1위 대만 TSMC와 추격전을 벌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핵심 임원도 바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연구 조직과 파운드리 부문 재정비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임 반도체연구소장에 송재혁(55)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을 선임했다. 반도체연구소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는 핵심 조직이다. 

송재혁 삼성전자 신임 반도체연구소장. [사진 삼성전자]

송재혁 삼성전자 신임 반도체연구소장. [사진 삼성전자]

 
송재혁 신임 소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반도체공학과 석‧박사를 마쳤다. 199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주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삼성전자 내에선 V(버티컬) 낸드 전환과 초적층 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한 전문가로 통한다.  

파운드리사업부의 핵심 임원도 교체됐다. 남석우(56) 반도체(DS) 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부사장을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으로 겸직 발령냈다. 남 부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손꼽히는 메모리반도체 공정 개발 전문가다. 

김홍식(53) 메모리제조기술센터 부사장은 파운드리기술혁신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메모리반도체를 담당하던 임원들에게 파운드리 핵심 부서를 맡긴 셈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원 포인트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반도체 연구소 조직 개편과 파운드리사업부 재정비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연구 조직과 파운드리 부문 재정비에 나선다. 반도체연구소는 반도체(DS) 부문에서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일부 조직도 체제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 수개월 동안 DS 감사팀 주도로 경영진단을 하고 개선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정상품 비율)과 이로 인한 고객 이탈, 차세대 반도체(5세대 1b D램) 개발 실패 등 논란을 겪었다”며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진단 결과나 기술력 부족보다는 케파(생산능력)를 넘어서는 수주로 생산라인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일부 고객에게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한 문제 등이 발견됐다”며 “곧 개선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도 “차세대 D램 개발 실패는 사실무근이고, 파운드리 수율도 개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시험대에도 오른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3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만약 이 제품이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면 대만 TSMC를 추격 중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의 판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