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철규·이용호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각 의원실에 공문을 보내 ‘민들레’ 모임 참여 의사를 물었다. ‘민들레’는 ‘민심 들어 볼래(레)’의 약자라고 한다. 널리 퍼지는 민들레 씨앗처럼 곳곳에서 민심을 파악해 본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친윤계 의원들은 대선과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부터는 정부·여당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에서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국정 현안, 정책 비전 등을 공유함으로써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국가 의제 관련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한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려면 민심도 잘 전달해야 하고, 정책 관련 소통도 필요해 의원 모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대선 뒤부터 꾸준히 나왔다. 지방선거도 끝났으니 이제는 모임을 출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임 출범일은 오는 15일로 계획돼 있지만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모임은 월 1회 조찬 모임 형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정부 인사를 초청해 국정 운영에 대한 당정 간의 의견을 공유하는 기회도 만들 계획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다른 의원은 “정부 초기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여당이 ‘원팀’이 돼 힘을 합쳐야 한다. ‘민들레’ 모임이 그런 노력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비윤계에선 친윤계 세력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친이(친이명박)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나 친박(친박근혜)계 모임인 ‘국회선진사회연구포럼’ 같은 형태의 계파 모임의 부활이라는 해석이다. 모임 출범을 추진하는 의원들은 “모임이 ‘오픈 플랫폼’이기 때문에 어떤 의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 비윤계 의원은 “친윤계가 아닌 의원 중 그 모임에 끼고 싶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교병필패(驕兵必敗·싸움에서 이기고 뽐내는 군사는 반드시 패한다)다. 모임은 얼마 못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이준석 대표 역시 “국민들께서 좋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며 “이미 공식적 경로로 당·정·대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어 사조직을 따로 구성할 상황이 아니다. 사조직이면 그 취지에 맞게 친목을 다지면 되는 것이지 세 과시하듯 총리·장관 이름을 들먹이는 것은 정부에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이 나오자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개방형 의원 모임에 한 명의 멤버로 참여 의사를 밝혔을 뿐”이라며 “정우택·조해진 의원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