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영산외교인상 수상 “한미 FTA, 美 비자 면제 공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미국·일본·중국 등과 경제 협력을 이끌고 민간외교관으로 헌신한 공로로 영산외교인상을 받았다. 올해로 14회째인 영산외교인상은 서울국제포럼이 세계 무대와 외교 일선에서 국익과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헌한 인사에게 주는 상이다. 그동안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사진 효성]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사진 효성]

서울국제포럼은 1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조 명예회장은 공학도 출신의 재계 리더로서 미국·일본·중국·유럽 등과 경제 협력의 최전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자면제 협정, 한·일 기술교류 등 경제 외교에 헌신하여 경제 대국의 초석을 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조 명예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한미재계회의·한일경제인회의·한일포럼 등에서 일하며 경제교류 확대에 힘을 보탰다”며 “모두의 노력이 모여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것은 감개무량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해 세계에서 존경받는 1등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명예회장은 1987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일경제협회·한일포럼·한미재계회의·태평양경제협의회 (PBEC) 등 국내외 대표적인 경제단체를 이끌며 경제외교 확대에 힘써왔다. 특히 국내 기업인 중 처음으로 미국과 FTA를 제안해 한·미 FTA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2000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은 직후부터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무역 자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한·미 FTA가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난항을 겪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계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 3월 전경련에서 수여하는 ‘한·미 FTA 체결 10주년 기념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2008년 한국이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비자 발급 절차 완화와 비자 면제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미 국무부 장관에게 보내고, 한미재계회의 내 비자분과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비자 외교’를 펼쳤다.  

조 명예회장은 또 2005년부터 한일경제인회의 의장을 맡아 기업 간 경제협력, 제3국 공동진출, 대일 무역역조 해소, 한·일 경제공동체 추진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해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학술적 논거를 찾아내는 작업을 지원하고, 이를 일본 주류 사회에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그룹을 이끌면서 1971년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중심 경영을 펼쳐 세계 1위 제품을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첨단소재 개발을 통해 미래 소재 강국의 기반을 마련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국 기업의 기술과 우수한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알림으로써 글로벌 혁신 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런 공로로 덴마크 다네브로그훈장(1980년), 금탑산업훈장(1989뇬), 미국 일리노이공대 국제지도자상(2000년)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