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대표 "4년 걸릴 공장 2년만에 지었다…삼성이 비법 전수"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미국 워싱턴·텍사스·캘리포니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4곳을 검토하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존림 대표는 10월 첫 부분 가동을 앞둔 인천 송도 4공장에 대해선 “다른 회사가 4년 걸려 지을 공장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비법 전수로 2년 만에 지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4개 공장을 두고 있으며 같은 지역에 부지를 매입해 5·6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존림 대표는 “4공장 수주액이 올 1분기까지 약 10조원이고 2028년까지 12조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건설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글로벌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 노하우로 공장 공기 절반으로 단축”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한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행사장 내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한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행사장 내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건설 기간 단축 비결은 공장에 들어갈 핵심 설비 발주를 먼저 하고, 외부 공사와 내부 설비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렬공법에 있다. 존림 대표는 이 기법으로 공기를 40%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로 미국·유럽에 있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해외 생산기지 조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7년 동안 3개 공장을 지어 36만4000ℓ의 생산능력 세계 1위 CMO(위탁생산) 회사로 급부상했다. 올해 부분 가동하는 4공장의 생산능력 25만6000ℓ를 포함하면 총 생산능력은 62만ℓ로 세계 전체 CMO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 존림 대표는 “CMO 시장이 커질수록 공장 건설 속도 경쟁력으로 빠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유럽 파트너사 확보 위해 지속가능성 강조

존림 대표는 ‘지속가능한 CDMO(위탁개발생산)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 문제에 대응하지 못하는 바이오·제약 기업은 사업 파트너로 선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다수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이 환경 규제가 엄격한 유럽과 미국에 있어 조기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USA 단독 부스에 지속가능 전략을 알리는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했다. 최은경 기자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했다. 최은경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로 대면 행사가 없었던 2020년과 지난해를 제외하고 바이오 USA에 10년 연속 단독 부스를 차렸다. 올해는 단독 부스로는 가장 큰 규모인 140㎡의 부스를 설치해 잠재 고객사를 맞았다. 14일(현지시간)에는 피에르 캐티뇰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트렌드와 시장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다. 이튿날에는 USS 미드웨이 박물관의 대규모 함선 선상에서 개최되는 만찬 행사에 제넨텍 등 글로벌 제약사와 스폰서로 참여한다. 

‘리미트리스 투게더(limitless together)’를 주제로 16일까지 열리는 바이오 USA에는 1140여 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예상 참석자는 1만5000여 명이다. 한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JW중외제약·제넥신·에이비엘바이오 등 200여 개 제약·바이오 회사가 참여해 미국 다음으로 많은 참여 기업 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