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열흘간 단행한 네 차례의 인선을 요약하면 이렇다. 8ㆍ28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직후 ‘통합’과 ‘탕평’을 외쳤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7인회 중 3명 입성…‘GSGG’ㆍ“개판 통치”도 합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초기 지지 그룹인 7인회. 대선 중 호남에서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한 민형배 의원을 포함해 7+1인회로도 불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또 캠프 소속이 아니더라도, 지난해 5월 전북에서 가장 먼저 이 대표를 지지한 김윤덕(전북 전주갑) 특보단장이나, 원외에서 이 대표를 지지해온 김현정 원외 대변인 등 인사를 모두 합하면 11명이나 된다. 지금까지 인선한 17명 중 60% 이상이 친명계인 셈이다.

지난해 5월 12일 당시 이재명(앞줄 오른쪽 네번째) 경기지사와 조정식(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의원 등 민주평화광장 발기인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상암연구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서 필승을 외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친명계가 아닌 인사는 강경파가 선발됐다. 앞서 임명된 김승원 법률위원장과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해 이른바 ‘언론재갈법’ 논란을 불렀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앞장섰던 인물들이다. 당시 김승원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이자, 민주당 미디어특위(위원장 김용민) 위원으로 강경 일변도를 내달리다 욕설을 연상케하는 발언으로 논란까지 일으킨 인물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31일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 의원은 이 글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직함 없이 거명하며 'GSGG'라는 욕설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적었다가 삭제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 김승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김의겸 의원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부터 언론에 적지 않은 적대감을 보인 대표적 인사다. 지난해 비례대표 승계로 처음 국회에 입성했을 때도 그는 국회 의원선서에서 “언론 개혁은 저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외쳤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안팎 모두 ‘이재명의 민주당’…“이재명 단일대오 정당 우려”
이에 대해 당내 한 중진 의원은 “당 전체가 마치 이재명 개인을 위한 단일대오 정당이 되는 것 같다”며 “명색이 민주당이란 당에서 ‘민주’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목소리를 막았던 이해찬 대표 체제, 당원의 뜻을 국민의 뜻이라며 ‘개혁’을 밀어붙이던 과거에서 우리 당이 나아진 게 없어보인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