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퍼 쌈디, 오른쪽은 동료 래퍼 오왼이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사진 인스타그램
오왼은 9일 인스타그램에 "수해 이웃만 돕지 말고 힙합씬(힙합계)에 있는 동생들이나 도와라"라며 "세금 덜 내려고 겸사겸사 기부하는 거면서 큰 형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데 왜 연예인 이미지만 가져가는 것이냐"고 적었다.
이어 "형들은 편하고 쉽고 좋겠지만 여기는 세 시간 자고 남은 시간 세 시간 녹음하면서 일하고, 마저미 페이로 지출 꼬라박는 곳인 거 잘 알지 않느냐"며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알면서, 될 때까지 맨땅에 헤딩하고 있는데 지금의 본인을 만들어준 둥지와 새싹들은 어쩜 이리 관심이 없는 건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성공을 이룬 NBA 선수나 배우, 연예인, 뮤지션들은 본인 후드에 돌아와 꼭 학교 세우고, 병원 세우고, 기부하고 하는데, 당신들은 딱 보이는 이미지만 챙기는 것이냐"며 "동생들이 치고 올라올까 봐 무서우냐. 랩으로는 안 되겠고 밥그릇 뺏길까 봐 무서우냐"고 했다.
또 "연예인 이미지 굳히기 잘하고 있지 않으냐"며 "랩은 그만 내버려 둬, 아무도 댁들 래퍼로 안 본다"고 덧붙였다.
오왼이 저격한 래퍼는 지난 8일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한 쌈디로 추측됐다. 쌈디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금을 전달한 내역을 공개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쌈디는 지난해 1월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제2의 정인이 사태'를 막아달라며 5000만원을 기부했고, 같은해 12월에도 소외계층 아동을 위해 모델료 1억원을 전액 기부했다. 이밖에 2020년 코로나 사태와 2019년 강원산불 피해 때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오왼은 이후 논란이 된 자신의 글에 대해 또 한 번 글을 올렸다. 그는 "왜 도와줘야 해요? 돈 맡겨 놨어요? 질문하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의 글이 아니다. 차라리 우리 오빠 왜 질투해요? 라고 질문한다면 질투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힙합씬이 그렇다. 음악하다 그만두고 영상하면서 주변 인디 래퍼 동료들에게 재능 기부하는 팀들, 사비로 재능 있다고 느낀 친구들 무대에 세워주는 인력들"이라며 "무임금 노동이 사랑이 아니면 다른 의미가 뭘까. 관종이어서? 대박 나려고? 불쾌하게 해서 죄송하지만, 신발을 한 쪽만 신고 다른 한 쪽은 맨발로 오늘 집 앞을 나설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보여주는 것만이 선행이나 전부가 아닌 것처럼, 제 스스로 음지에서 핀 장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음지의 하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오왼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3'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그는 2020년 방송된 '쇼미더머니 시즌9'에 재도전했으나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