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0년 시간여행

1982년 여섯 팀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40년 사이 10개 구단으로 성장했다. 프로야구 원년 입장권은 성인 기준 3000~5000원이었다. 당시 짜장면 가격이 500원이었다.
1982년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한 프로야구가 40주년을 맞았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해태 타이거즈, OB 베어스, 삼미 슈퍼스타즈, MBC 청룡 등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현재 10개 구단으로 늘어났다. 빙그레(현 한화) 이글스가 1986년 가세한 데 이어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2011년 NC 다이노스가 합류했다. 그리고 2013년 KT 위즈가 창단하면서 10개 구단 시대를 열었다.
KBO리그가 성장한 지난 40년 동안 대한민국은 많이 달라졌다. 통신기술(IT)의 발달, 경제 성장과 함께 정치·사회·문화계에 격변이 일어났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그때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현대 2004년
1996년 창단한 현대 유니콘스는 12년간 4번 우승했다.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게 2004년이다. 현대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삼성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그해엔 다승제가 적용됐는데 현대는 74승, 삼성은 73승인 채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현대는 수원구장에서 SK를 7-3으로 물리쳐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는 '혈전'이었다. '22시 30분을 넘기면 9회 이상의 이닝을 치를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무려 세 번의 무승부가 나왔다. 쏟아지는 빗 속에서 내려진 9차전에서 현대가 승리해 정상에 올랐다. 마무리 조용준은 7경기에 등판해 12와 3분의 2이닝 동안 비자책점 2점만 내주고 우승을 견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청구 기각 결정을 알리는 중앙일보 2004년 5월 15일자 1면 지면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1/5ce815b9-abdd-4c9f-adc3-c42744265462.jpg)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청구 기각 결정을 알리는 중앙일보 2004년 5월 15일자 1면 지면 [중앙포토]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1월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 참배해 반일 감정이 들끓었다. 2002년 대선 당시 불법 대선자금 관련 기업 수사도 이어졌다. 3월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 선언'이 도화선이었다. 2개월 뒤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린 뒤에야 일단락됐다.
현대 2007년 해체, 2008년 히어로즈 탄생
현대는 모기업의 지원이 끊기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KBO는 8구단 유지를 위해 야구발전기금을 투입했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2007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매각 시도도 실패했고, 해체 이후 히어로즈로 탄생했다. 히어로즈는 우리담배를 네이밍스폰서로 끌어들여 '우리 히어로즈'란 이름으로 2008시즌에 참여했다. 히어로즈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전에서 역전 홈런을 치고 포효하는 이승엽. 중앙포토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열풍이 거셌다. “40년 간 가족에 봉사했으니 1년 휴가를 달라”는 엄마 한자(김혜자)의 돌발 행동은 주부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가사 노동의 가치, 이혼과 재혼의 문제, 노년의 사랑 등 고령화 사회 문제가 부각됐다.가요계에선 이른바 '2세대 아이돌'이 전성기를 누렸다. 원더걸스의 '소 핫'과 '노바디', 빅뱅의 '하루하루', 동방신기의 '미로틱' 등이 히트를 쳤다.
삼성 2014년
2014년은 삼성 왕조의 마지막 전성기였다. 삼성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윤성환-장원삼-배영수로 대표되는 선발진은 꾸준했고, 오승환이 일본으로 갔지만 불펜도 튼튼했다. 베테랑 이승엽은 홈런 32개를 때리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최형우와 야마이코 나바로도 나란히 31홈런을 쳤다.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선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승선객 476명 중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과 교사 250명이 포함됐다. 출범 2년차였던 박근혜 정부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큰 후폭풍을 맞았다. 야구장 응원도 중단됐고, 공연과 문화계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한국 영화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명량
김한민 감독의 '명량'은 박스오피스 역사를 바꿨다. 박은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1761만5686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8년이 지난 뒤 만들어진 후속작 '한산'도 700만 명을 동원했다.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노량'은 2023년 개봉한다. 8월 16일엔 교황 프란치스코가 한국을 방문했다. 광화문 앞에서는 교황 집전 아래 순교자 124위 시복식이 열렸다.
KIA 2017년
KIA는 프로야구 최다 우승 팀이다. 11번 한국시리즈에 나가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도 갖고 있다. 가장 최근 정상에 오른 건 2017년이다. 양현종의 역투가 빛났다. 2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뒤 5차전에선 7-6으로 앞선 9회 등판해 세이브를 올렸다.
1월엔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8년 만에 공화당이 집권했다. 한국에서도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돼 정권이 교체됐다. 7월에는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했다.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송금 기능, 간편 결제 서비스로 기존 금융권을 위협했다.

2017~18년 겨울을 뜨겁게 달군 롱패딩